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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답답한 86분이 계속됐고 필리페 쿠티뉴의 슈퍼골로 승리했다. 이겨도 개운치 않았다. 오히려 바르셀로나처럼 변신 중인 스토크시티의 플레이가 더 활기찼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안방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망신을 당한 아스날과 비교하면 환상적인 출발이다. 그래도 찝찝함은 감출 수가 없다.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이야기다.
포메이션 l 스토크 4-1-4-1 vs 리버풀 4-1-4-1
마크 휴즈 감독은 변칙적인 전술을 꺼냈다. 기본 포메이션은 4-1-4-1에 가까웠지만 공격과 수비시에 선수들의 포지션이 달라졌다. 오른쪽 날개로 출전한 조나단 월터스는 전방 깊숙이 이동해 마메 디우프와 투톱처럼 움직였다. 이때 전 리버풀 풀백 글렌 존슨은 마치 윙포워드처럼 높은 위치까지 전진했다. 왼쪽에는 PSV아인트호벤, 바르셀로나 등을 거친 이브라힘 아펠라이가 자리했고 장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는 벤치에 대기했다.
스토크시티 4-1-4-1 : 버틀랜드 – 존슨, 카메론, 무니에사, 피에터스 - 웰란 – 판 힌켈, 아담, 아펠라이, 월터스 – 디우프
브랜든 로저스 감독도 4-1-4-1을 사용했다.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원톱에 섰고 조단 아이브가 오른쪽 윙어를 맡았다. 리버풀의 새 주장 조단 핸더슨은 포백 위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중앙에 선 제임스 밀너는 공격시에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깜짝 선발은 왼쪽 풀백 자리였다. 로저스는 알베르토 모레노 대신 18살 조 고메즈를 개막전 선발로 세웠다.
리버풀 4-1-4-1 : 미뇰레 – 클라인, 스크르텔, 로브렌, 고메즈 – 핸더슨 - 밀너, 쿠티뉴, 랄라나, 아이브 – 벤테케
전반전 l 스토크는 활기찼고 리버풀은 답답했다
전반전을 지배한 스토크였다. 홈팀 스토크는 존슨이 선 오른쪽을 주 공격 루트로 활용했다. 이유는 우측에 공간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양 팀의 전술적인 운영이 원인이 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스토크는 공격시 월터스가 전방으로 이동할 때 존슨이 오버래핑에 나섰다. 리버풀의 왼쪽 수비수 고메즈는 월터스를 견제하기 위해 데얀 로브렌과의 거리를 좁힐 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존슨은 보다 쉽게 전방 이동이 가능했다. 또한 중앙으로 쏠린 아담 랄라나의 소극적인 측면 가담도 하나의 이유였다. 전반 36분 존슨이 좀 더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면 스토크가 충분히 앞설 수 있었다. 반면에 리버풀은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아이브는 지나치게 볼을 끌었고 랄라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이런 상황 속에 벤테케는 고립됐고 리버풀은 전반전 한 개의 유효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유일한 위안 아펠라이를 잘 견제한 나다니엘 클라인이었다.
후반전 l 리버풀을 구한 쿠티뉴의 ‘슈퍼골’
후반 시작과 함께 스토크가 먼저 교체를 시도했다. 피에터스가 나오고 필립 볼샤이드가 들어갔다. 대신 마르크 무니에사가 왼쪽을 메웠다. 무니에사가 왼쪽으로 이동한 뒤 아이브의 존재감은 더 작아졌다.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리버풀이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랄라나를 빼고 엠레 찬을 투입했다. 엠레 찬이 홀딩 위치에 섰고 핸더슨이 전진했다. 쿠티뉴는 왼쪽으로 이동했다. 15분 뒤 아이브를 대신해 피르미누까지 들어오면서 리버풀은 4-3-3에 가깝게 포메이션이 바뀌었다. 스토크도 승부수를 던졌다. 피터 오뎀윙기와 스티브 시드웰을 투입했다.
변화의 흐름 속에 리버풀이 결승골을 터트렸다. 후반 41분 쿠티뉴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재미있는 장면이다. 과정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스토크의 오른쪽 공격이 잘 됐던 반면에 리버풀은 왼쪽 공격이 사실상 전무했다. 고메즈가 수비에만 치중했기 때문이다. 이날 고메즈의 크로스는 ‘0개’였다. 헌데, 쿠티뉴의 득점 장면에서 고메즈가 이전보다 높은 위치까지 올라왔다. 패스는 쿠티뉴에게 연결됐고 멋진 턴 동작으로 시드웰을 벗겨낸 쿠티뉴는 슈퍼골로 리버풀에 승리를 안겼다.
데이터 l ‘슈팅 1개’ 벤테케, 시간이 필요하다
‘586억 사나이’ 벤테케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분명 기대했던 데뷔전은 아니었다. 벤테케는 90분을 풀타임 뛰면서 1개의 슈팅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것도 수비 블록에 막혔다. 하지만 한 경기 만으로 평가하기엔 이르다. 처음부터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벤테케를 향한 패스의 질이 나빴다. 공격 진영에서 벤테케에게 패스가 연결된 건 5차례에 불과했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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