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외국인선수들도 대기록 혹은 진기록의 주인공으로 인정받는 시대다.
11일 목동과 수원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 쏟아졌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NC)가 올 시즌에만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이날 전까지 역대 사이클링히트를 2회 달성한 타자는 양준혁 뿐이었다. 양준혁조차 1996년과 2003년, 7년의 간격을 두고 달성했다. 그만큼 올 시즌 테임즈의 위력이 대단한 게 입증됐다.
진기록도 나왔다. 한화 새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는 수원 KT전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이미 데뷔전이었던 6일 대전 LG전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둔 상태. 로저스는 KBO리그 최초로 데뷔와 동시에 2연속 완투승을 거둔 외국인투수가 됐다. 국내투수들 중에서도 데뷔와 동시에 2연속 완투승을 따낸 기록은 없다.
▲누적기록
외국인선수가 누적기록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건 쉽지 않다. 대부분 외국인선수가 1~2년 활약을 하고 국내를 떠나기 때문. 과거 타이론 우즈, 제이 데이비스 케이스처럼 장수 외국인선수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국내에서 1~2년 꾸준히 잘하면 일본구단의 러브콜을 받아 이적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외국인타자 누적 최다홈런은 우즈의 174홈런.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뛰면서 역대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군림했다. 전체 순위는 27위. 외국인타자 최다홈런 2위는 167개의 데이비스다. KBO리그 최장수 외국인선수 데이비스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시즌(2003년 뛰지 않았다) 동안 통산타율 0.313을 기록했다.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외국인타자들 1위이자 국내 선수들을 포함해도 6위. 데이비스는 타점 591개(52위), 득점 538개(66위), 도루 108개(80위)로 모두 역대 외국인타자 통산 1위다. 다만, 전체 순위를 감안하면 크게 주목 받지 못한 게 사실.
투수 기록을 보면 다니엘 리오스가 90승, 807탈삼진으로 역대 외국인투수 다승, 탈삼진 1위를 지키고 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간 뛰면서 누적기록에선 최강자. 다만 리오스가 훗날 일본에서 금지약물 파동에 시달리며 기록의 정통성이 떨어졌다. 리오스를 제외하면 더스틴 니퍼트(두산), 밴 헤켄(넥센)이 55승과 54승으로 외국인투수 통산 다승 2~3위에 올랐다. 탈삼진도 밴헤켄이 593개, 니퍼트가 583개로 외국인투수 2~3위. 니퍼트와 밴헤켄은 현재 KBO리그서 뛰는 외국인투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4~5시즌째라는 점에서 국내투수들과의 누적기록 싸움에선 이기기가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떨어졌다.
▲진기록
외국인선수가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는 역시 특정 연속 기록 혹은 각종 비율 등 진기록. 테임즈 외에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해본 타자는 매니 마르티네스(삼성, 2001년 5월 26일 대구 해태전)가 있다. 한 경기 개인 최다안타는 카림 가르시아(롯데, 2010년 4월 9일 부산 한화전)가 갖고 있다. 당시 연장 12회까지 7안타를 쳤다. 9명의 국내타자가 갖고 있는 6안타를 넘어섰다. 그날 7차례 출루하면서 역대 외국인타자 한 경기 최다 출루 기록도 세웠다. 가르시아는 한화 시절이던 2011년 6월 15일과 16일 대전 KIA전서는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연타석, 연타수 홈런은 지난해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2014년 6월 20일 창원 NC전~22일 창원 NC전)가 박경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4연타석, 4연타수 홈런. 나바로는 올해 7월 26일 대전 한화전부터 8월 7일 포항 SK전까지 11경기 연속 타점도 기록했다. 이승엽, 장종훈과 타이기록이자 외국인타자 역대 최다연속경기 타점. 연타석 출루의 경우 제이콥 크루즈(한화)가 2007년 4월 18일 잠실 LG전부터 22일 인천 SK전까지 국내, 외국인타자 통틀어 최다연속기록(13타석)을 갖고 있다.
연속경기 홈런의 경우 찰스 스미스(삼성, 1999년 7월 19일 부산 롯데전~25일 대구 해태전)가 6경기 기록을 갖고 있다. 이대호(당시 롯데, 9경기)에 이어 역대 외국인타자 최다연속경기 홈런. 스미스는 그해 7월 18일 부산 롯데전부터 8월 2일 대구 롯데전까지 12경기 연속 득점도 기록했다. 역대 외국인타자 최다연속경기 득점.
홈런 관련 진기록은 외국인타자가 많이 갖고 있다. 타이론 우즈, 톰 퀸란(현대), 맨디 로페즈(삼성), 짐 테이텀(LG)은 데뷔 첫 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했다. 루디 팸버튼(KIA), 클리프 브룸바(현대)는 한 이닝 2홈런 기록을 갖고 있다. 펠릭스 호세(롯데)는 1999년 5월 29일 전주 쌍방울전서 좌, 우타석 홈런을 쳤고, 1999년 6월20일과 21일 부산 한화전서는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쳤다. 호세가 2001년 기록한 출루율 0.503은 역대 한 시즌 최다 출루율. 63경기 연속 출루로 이 부문 국내, 외국인타자 통틀어 최다연속 기록을 갖고 있다. 2001년 128사사구로 역대 외국인타자 한 시즌 최다 사사구 기록도 갖고 있다.
투수들도 몇몇 진기록을 갖고 있다. 밴헤켄은 2014년 5월 27일 목동 SK전부터 8월 13일 부산 롯데전까지 선발 14연승으로 이 부문 국내, 외국인투수 통틀어 1위다. 맷 랜들(두산)은 2006년 7월 6일 잠실 KIA전서 국내, 외국인투수 통틀어 역대 최소 투구 완봉승(5회, 61개)을 기록했다. 올 시즌 NC에서 퇴출된 찰리 쉬렉은 2014년 6월 24일 잠실 LG전부터 29일 부산 롯데전까지 12이닝 연속 무피안타를 기록했다. 외국인투수 최다 연속기록. 찰리는 올 시즌 두산에서 퇴출된 유네스키 마야와 함께 외국인투수 노히트 노런 기록도 갖고 있다. 이밖에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삼성)는 2009년 6월 3일 대구 히어로즈전서 경기 개시 직후 6연속 탈삼진을 솎아내며 이 부분 국내, 외국인투수 통틀어 최다 연속기록을 갖고 있다. 또한, 데니 바티스타(한화)가 2013년 6월 2일 대전 NC전, 릭 밴덴헐크(삼성)가 2014년 9월 5일 대구 한화전서 탈삼진 14개를 잡아내며 한 경기 외국인투수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갖고 있다.
외국인선수를 도입한지 벌써 18년째. 짧게는 한 시즌도 뛰지 못하고 KBO를 떠나는 선수도 있었지만, 긴 시즌을 뛰면서, 혹은 단 한 시즌에도 임팩트 있는 기록을 남긴 선수가 적지 않았다. 그들 역시 KBO리그의 역사를 만든 주인공들이다.
[위에서부터 테임즈, 로저스, 나바로, 밴헤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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