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0.75'
평균자책점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조시 린드블럼이 최근 4경기에서 받은 득점 지원이다. 이대로면 단 한 점만 줘도 이길 수 없다. 다 잡은 줄 알았던 10승이 이제는 오히려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웃는다. "개인 승수는 중요치 않다. 팀이 이기면 된다"는 교과서적인 말, 린드블럼의 진심이다.
린드블럼은 후반기 5경기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2패만 떠안았다. 타선이 야속하다. 린드블럼만 나오면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한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린드블럼이 받은 득점 지원은 단 3점뿐이다. 경기당 평균 0.75점인 셈. 지난달 24일 광주 KIA전에서는 6이닝 1실점 호투하고 6-1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는데, 계투진이 5점을 까먹어버렸다.
최근 행보를 살펴보자. 린드블럼은 29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2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득점 지원은 2점뿐이었다. 4일 울산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8이닝을 버티며 5피안타(1홈런) 1볼넷 1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이 단 한 점도 뽑아주지 못했다. 9일 대전 한화전도 마찬가지. 단 한 점만 지원받았고, 7이닝 8피안타(1홈런) 1사구 3탈삼진 2실점 쾌투에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전날(15일) 넥센 히어로즈전도 마찬가지. 6이닝 4피안타(2홈런) 4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으나 승리는 없었다. 이날도 타선은 린드블럼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최근 8경기째 무승인 린드블럼으로선 오히려 패전이 더 늘어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다. 올해만 무려 1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는데, 승리를 따낸 건 8번이 전부다. 나머지 1승은 지난 5월 17일 kt wiz전, 당시 린드블럼은 5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만하면 승운이 없어도 너무나 없다. 특히 7월 이후에는 타구에 손가락을 맞아 일찍 물러난 7월 15일 한화전(⅔이닝 2실점) 제외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는데, 단 1승도 없이 2패만 떠안았다. 8차례 10승 기회에서 단 1승도 없었다. 린드블럼 스스로 무너졌다면 할 말이 없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등판하는 날이면 타선이 침묵했다. 그나마 15일에는 린드블럼이 물러난 뒤 손아섭, 강민호의 투런포 2방으로 역전승을 따낸 게 위안거리였다.
어찌 됐든 린드블럼의 '팀 퍼스트' 정신은 대단하다. 계속된 승리 무산에도 그저 웃는다. 전날 강민호가 9회초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린 뒤 누구보다 기뻐하며 축하를 건넸다. 계속된 호투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해 시무룩해질 법도 한데, 전혀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강민호는 전날 홈런으로 승리를 이끈 직후 "조시(린드블럼)가 요즘 호투하고도 승리를 못 따내지만 내색 않고 언제나 밝아서 배울 게 많다. 오늘 홈런으로 조시의 패전을 막은 것도 기쁘다"고 말했다.
린드블럼은 명실상부 롯데의 에이스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 비율이 무려 70.83%(17/24)에 달한다. 아홉수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팀 내 최다승 투수다. 최다이닝(158이닝)은 리그 1위다. 그만큼 팀을 위해 희생했다. 계속된 불운에 다소 침체될 법도 한데, 린드블럼은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이종운 롯데 감독이 괜히 "실력도 좋고, 인성도 훌륭하다"고 칭찬한 게 아니다. 이제 타자들이 린드블럼을 도와줄 때가 된 것 같다.
[조시 린드블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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