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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단 삼성 상대로 어떻게 하나 봐야죠."
많은 이들이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올 시즌 2경기에서 완투승, 완봉승을 연이어 따내며 18이닝 동안 단 한 점만 내준 '괴물 용병'인데, 리그 최강 삼성 라이온즈를 넘어야 확실히 계산이 선다는 얘기다.
로저스가 드디어 삼성을 만난다. 16일 포항구장에서 맞붙는다. 맞상대는 고향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알프레도 피가로. 150km대 강속구를 자랑하는 둘의 맞대결 또한 기대되는 요소 중 하나.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피가로는 22경기에서 12승 6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 중이다. 8월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14로 부진한 게 문제. 하지만 삼성의 에이스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변함없다.
로저스는 한화의 구세주다. 데뷔전인 6일 대전 LG전에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완투승을 따냈다. KBO리그 사상 첫 외국인 데뷔전 완투승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11일 수원 kt전에서는 9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머쥐었다. 2경기에서 18이닝 동안 삼진 14개를 솎아냈고, 볼넷은 단 4개뿐. 실점 단 한 점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0.50이다. 안정감이 넘친다.
로저스의 투구를 지켜본 이들은 칭찬 일색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디셉션(공을 숨기는 동작)이 좋고, 바깥쪽 직구를 잘 던진다. 낮은 코스도 효과적으로 공략할 줄 안다. 큰 이변 없는 한 매 경기 3점 이내로 막아줄 투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에서 어떻게 던지는 지 한 번 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소속팀인 김성근 한화 감독은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본 외국인 투수 중 가장 편하게 던진다"고 했고, 조범현 kt 감독은 "참 쉽게 공을 던지더라"고 평가했다.
실제 로저스는 지난 2경기에서 9회에도 150km 넘는 강속구를 여유 있게 던졌다. 적재적소에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나 커브를 섞어 던지는 모습도 여유가 넘쳤다. 상황에 따라 맞혀 잡고, 삼진을 솎아내는 능력도 수준급. '역시 메이저리거'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다만 로저스가 상대한 LG(0.261)와 kt(0.269, 이상 팀 타율)는 리그 타율 하위권 팀이다. kt는 8위, LG는 9위다. 팀 순위도 LG 9위(46승 60패), kt 10위(34승 72패)로 한화보다 순위가 낮다. 하지만 삼성은 다르다. 팀 타율(0.299)과 득점(644점), 타점(616점) 2위, 홈런(130개) 3위에 올라 있다. 리그 순위는 65승 41패로 단독 선두. 지난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명실상부 강팀이다. LG, kt와 견줘 부담스러운 상대. 많은 이들이 "일단 삼성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허 위원은 물론 타 구단 선수들도 같은 말을 했다.
이번이 진짜 시험대다. 게다가 한화는 최근 3연패로 시즌 전적 53승 53패를 마크, KIA(52승 52패)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1승이 시급하다. 특히 '에이스'가 나오는 경기를 잡아야 어느 정도 계산이 선다. 로저스의 이번 등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에스밀 로저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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