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최장수 외국인선수가 1순위 외국인선수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16일 잠실학생체육관. 오리온스와 삼성의 프로아마최강전 1회전 마지막 경기. 지난 7월 외국인선수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8시즌째를 맞이하는 KBL 최장수 외국인선수 에런 헤인즈의 맞대결이 단연 키 포인트. 결과적으로 헤인즈(29점 10리바운드)가 라틀리프(19점 17리바운드)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삼성이 라틀리프를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1순위 지명권을 얻으면서 애당초 전체 1순위로 거론된 라틀리프를 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라틀리프는 엄청난 파워를 바탕으로 1대1 수비력과 제공권 장악능력에 중거리슛 능력까지 키웠다. 스피드도 매우 빨라 속공 득점에도 능하다. 지난 3년간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이끌었던 핵심 자원. 수준급 토종 빅맨 김준일을 보유한 삼성으로선 날개를 다는 격이었다.
1라운드 7순위 지명권을 가진 오리온스는 헤인즈를 지명했다. 라틀리프, 데이비드 사이먼 등이 빠져나갔지만, 확실한 득점력을 갖춘 헤인즈는 오리온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더구나 헤인즈 역시 속공 가담과 마무리에 능하고, 중거리슛도 갖췄다. 파워는 돋보이지 않지만, 골밑 수비도 수준급이다. 오리온스 팀 컬러상 확실한 빅맨이 필요했지만, 헤인즈는 좋은 대체자원이었다. 또한, 헤인즈는 2008년부터 지난 7시즌간 삼성, 모비스, LG, SK서 뛰며 한국농구에 대한 이해력이 완벽하다.
실제 라틀리프와 헤인즈는 지난 시즌에도 KBL에서 가장 공헌도가 높았던 외국인선수. 그런 두 사람이 최강전 1회전서 맞붙은 건 흥미로웠다. 지난 3년간 모비스와 SK서 미묘한 라이벌 관계였지만, 나란히 팀을 옮긴 뒤 첫 만남.
헤인즈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무려 29점을 퍼부었고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완성했다. 라틀리프는 19점 17리바운드로 여전히 좋았지만, 헤인즈를 막지 못했다. 수준급 제공권 장악능력과 속공 가담 및 처리능력에선 이견이 없는 최고였다. 두 사람은 1대1 매치업에서도 계속 점수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장재석, 이승현 등 장신 포워드들을 앞세워 라틀리프의 득점을 줄였다. 그럴 수 있을만한 자원이 많다. 하지만, 삼성은 헤인즈의 테크닉을 제어할 수비수가 없었다. 헤인즈는 스틸 3개, 블록도 2개를 곁들였다. 결국 이 부분에서 승부는 갈렸다. 삼성은 주희정과 같은 수준급 가드가 라틀리프의 위력을 살려줄 수 있다. 그러나 주희정이 40분 내내 뛸 수 없다는 게 함정. 또 하나는 수비조직력에 대한 부분을 가다듬어야 한다. 한편, 오리온스는 헤인즈 외에도 문태종, 조 잭슨. 이승현, 허일영 등 수준급 포워드 자원이 즐비하다. 오리온스 역시 정통센터 부재로 제공권이 관건인데, 헤인즈를 뒷받침해줄 자원이 필요하다.
[헤인즈(위), 라틀리프(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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