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신기한 영화였어요. 이런 영화는 두 번 다시 찍을 수가 없겠구나, 이런 감정을 두 번 다시 느낄 수 없겠구나 싶었죠. 과정 자체도 굉장히 독특했고 재미있었고요.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우 한효주가 특별한 로맨스의 여주인공이 됐다.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를 사랑한 여자 이수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 이수 역을 맡아 우진 역을 연기한 21명의 남자배우와 호흡을 맞춘 것.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생각했던 느낌대로 영화가 완성된 걸 보니 신선하고 색달랐어요. 그리고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르인 것 같기도 하고 색감도 예뻤죠. 여러 면에서 새로운, 좋은 시도가 아니었나 싶어요."
처음 '뷰티 인사이드'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설렘과 즐거움을 느꼈다. 가슴이 두근거렸고, 많은 남자배우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다는 장난기 어린 생각도 했다. 막상 촬영 시기가 다가오자 호락호락하지 않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촬영이 시작된 후 역시나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촬영을 하며 극 중 이수가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수시로 변하는 상대 배우들을 만났을 때 어색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어요. 처음 만나서 인사를 한 뒤 바로 촬영을 했거든요. 그런 것이 이수가 느끼는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판타지 영화이기 때문에 연기를 필요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굳이 연기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런 감정들이 생겨나면서 고스란히 전달되더라고요. 전 그냥 현장에 가기만 하면 됐어요.(웃음)"
우진 역을 맡은 배우 모두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지만 어느 순간이 지나면서부터는 새로운 배우가 와도 생경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진짜 이수가 돼 우진을 받아들이는 느낌이었다. 누가 와도, 어떤 배우가 연기해도 우진 같았다. 메가폰을 잡은 백 감독이 잘 이끌어 주기도 했지만 워낙 훌륭한 배우들이 우진을 연기한 덕분에 한 사람처럼 느껴진 것도 있다.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박신혜, 이범수, 박서준, 김상호, 천우희, 우에노 주리, 이재준, 김민재, 이현우, 조달환, 이진욱, 홍다미, 서강준, 김희원, 이동욱, 고아성, 김주혁, 유연석 등 신기하게도 우진 역을 연기한 배우들이 모두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부분을 더 찾아보게 됐다. "우진이 매일 변하는 사람이라는 걸 받아들인 순간부터 우진들이 다 사랑스럽더라고요"라고 말하는 한효주의 얼굴은 정말 사랑에 빠진 듯 보였다.
"전 그냥 이수에 충실했고 그 분들은 우진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특이한 경험이었던 게 (우진을 연기했던) 여배우랑 연기 호흡을 맞추고 나서 더 영화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어요. 수많은 우진이 등장하는데, 과연 한 사람의 우진처럼 보일 수 있을까 걱정이 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여배우들이 진짜 우진 같이 보이더라고요. '내가 느끼는 걸 관객들도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죠."
이수를 연기한 후 한효주는 실제 이수가 되더라도 우진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영화를 촬영하기 전과 180도 달라졌다.
"일반적이지 않잖아요. 평범하지도 않고요. 어떻게 보면 힘든 선택을 하는 건데 직접 이수를 연기해보니 우진의 옆에 있고 싶어졌어요.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삶일까, 그런 연민도 생겨나면서 내가 만약 이수라면 '옆에 있어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오직 그대만', '반창꼬', '쎄시봉' 그리고 '뷰티 인사이드'까지 명실상부 스크린 멜로퀸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한효주는 사랑 이야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제가 잘 보게 되는 작품도 사랑 영화인 것 같아요. 워낙 휴먼 영화들도 좋아하고요. 보는 것도 좋아하고, 연기하는 것도 좋아해요. 설렘이 있어요. 그리고 사랑이 주는 감정이 보편적이면서도 좋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사랑 영화만 하겠다는 건 아니고. (웃음) 앞으로 욕심이 있다면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전 나름 운동 신경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요. (웃음)"
[배우 한효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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