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여전히 갈 길이 멀다.
KCC 김민구가 18일 경희대와의 프로아마최강전 2회전서 전격 복귀했다. 2014년 6월 7일 국가대표팀 외박 도중 음주운전사고를 낸 뒤 1년 2개월만의 컴백. 김민구는 4쿼터 6분51초간 뛰면서 3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후 김민구는 눈물로 사죄했다. 그에 앞서 KCC 구단도 18일 오전 공식 사과했다.
그렇다면 김민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KCC는 자체 징계보다는 김민구의 재기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농구계의 따가운 시선과 다가올 징계에 대해 선처를 호소했다. 1년 2개월만에 복귀했지만, 김민구의 사투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농구협회·KBL, 징계 논의착수
김민구는 지난해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음주사고를 냈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주체는 기본적으로 대한농구협회다. 농구협회는 그동안 김민구 사태를 관망했다. 선수 본인이 크게 다치면서 대수술을 수 차례 받았다. 생사의 갈림길까지 놓인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농구인생의 기로에 놓인 건 분명했다. 몸 상태가 회복되는 걸 기다려왔다.
추승균 감독에 따르면 김민구는 프로아마최강전 직전 KCC의 연습경기서도 몇 차례 뛰었다. 그리고 이날 공식적으로 컴백했다. 이로써 김민구의 몸이 완전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뛸 수는 있는 상태라는 게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농구협회는 본격적으로 김민구 징계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한 농구관계자는 "농구협회가 곧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라고 했다. 현 시점에선 대표선수 자격 정지 등의 징계가 예상된다.
김민구는 KCC 소속 선수이기도 하다. KCC는 6월 말 김민구를 올 시즌 정식 선수로 등록했다. KBL도 받아들였다. KBL로선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민구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을 수 있다. 대표팀 훈련을 받던 도중 생긴 사고였지만, 엄연한 범법행위인데다 프로농구 이미지 실추에도 영향을 미쳤다. KBL도 그동안 김민구 사태를 관망했지만, 이젠 조치를 취할 때다. 김민구로선 당연히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할 부분들.
▲운동능력 더 끌어올릴 수 있나
또 하나의 포인트는 김민구의 운동능력 회복 여부. 18일 확인된 김민구 특유의 센스는 여전했다. 슛 감각도 여전히 살아있었다. 다만, 오른쪽 골반이 탈골 되면서 다리 신경이 손상, 오른쪽 발목을 자유자재로 옮길 수 없다. 스스로 발목을 들어올리지 못하다 재활을 통해 20%정도 신경을 회복했다. 보조기를 차지 않으면 정상적인 보행도 힘들다.
농구는 몸으로 하는 스포츠다. 타고난 스피드, 탄력, 순발력, 근력 등 운동능력이 그 어느 종목보다 중요하다. 웨이트트레이닝 및 각종 훈련으로 태생적인 운동능력을 약간 더 끌어 올릴 수는 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근본적인 운동능력 격차를 극복하는 건 쉽지 않다. 190cm를 자랑하는 김민구도 과거 스피드가 좋았지만, 운동능력은 보통 혹은 보통보다 조금 더 뛰어난 수준이었다. 그리고 사고 이후 본인이 갖고 있는 운동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18일 경기서도 움직임의 치열함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었다. 보조기를 찼다고 해도 오른쪽 발목은 분명 예전과는 다르다.
추 감독이 이번 프로아마최강전서 프로 팀들간의 경기에 김민구를 내보내지 않으려는 것, 다가올 정규시즌서 김민구의 출전이 쉽지 않다고 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격렬한 스피드와 파워가 충돌하는 프로농구 무대서 김민구가 뛸 경우 자칫 부상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래서 현 시점에선 운동능력과 테크닉이 떨어지는 대학과의 경기서 김민구를 조심스럽게 테스트할 수밖에 없다.
의학계에선 사고로 손상된 하체의 신경이 재활을 한다고 해서 100% 회복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재활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무엇보다도 KCC가 김민구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 시점에선 김민구의 몸 상태 회복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다만, 원초적인 운동능력이 매우 중요한 농구의 특성을 감안하면, 김민구가 코트에서 예전의 경기 지배력을 완벽히 회복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농구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의 종합적인 전망이다.
[김민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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