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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정신적으로 달라졌습니다. 휴식을 취하면서 머릿속을 비웠어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는 최근 부침을 겪었다. 올 시즌 2차례나 2군에 내려갔다. 지난 5월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2이닝 3실점 패전을 기록한 뒤 2군에서 조정기간을 거쳤다. 11일 뒤 1군에 돌아왔고, 이후 8경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2.82(51이닝 16자책)로 활약했으나 지난달 8일 두산전부터 부진이 계속됐다. 2번째 2군행을 통보받은 지난 6일 이전까지 6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7.71로 정반대였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진작 2군 갔어야 했다"며 일침을 가했다.
2군행은 또 한 번 탈보트의 각성을 이끌어냈다. 18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7⅓이닝 6피안타 5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1-2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그의 복귀전 호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에스밀 로저스와 탈보트가 원투펀치로 자리 잡는다면 선발진 운용은 무척 수월해진다. 확실한 원투펀치 유무 차이에 대해서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김 감독도 "탈보트가 잘 던졌다. 컨트롤도 좋았다. 이제 괜찮겠지"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훈련을 마친 탈보트와 마주했다. 그는 러닝을 마치고 라커룸을 향하고 있었다. "어제 투구 내용에는 만족한다"고 말한 탈보트에게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 물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정신적으로(mentally) 달라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탈보트는 2번째 2군행 이후 첫 실전 투구에서 부진했다. 11일 경찰야구단을 맞아 1⅔이닝 4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했다. 하지만 나흘 뒤인 15일 고양 다이노스전에서는 4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한결 나아졌다. 김 감독은 사흘 뒤인 18일 NC전 선발투수로 탈보트를 낙점했다. 탈보트는 70구를 던진 뒤 이틀만 쉬고 마운드에 올라 113구를 던지며 투혼을 불태웠다. 이를 악물고 던졌다. 한화 홈팬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탈보트는 "휴식을 취하면서 머릿속을 비웠다"고 했다. 많은 생각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것. 간혹 마운드에서 보인 예민한 모습도 이와 무관치 않았다. 하지만 돌아온 탈보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49km를 찍었다. 적장인 NC 김경문 감독도 "탈보트가 정말 잘 던지더라"고 칭찬했다.
좋은 흐름을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 탈보트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는 "계속 좋은 모습 유지하겠다"고 다짐하며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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