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승은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삼성은 19일 잠실 두산전서 짜릿한 역전극을 선보였다. 최근 4연승으로 68승41패, 승률을 0.624로 끌어올렸다. 7.5경기 앞선 3위 두산, 9.5경기 앞선 4위 넥센의 사정권에선 사실상 벗어났다. 4.5경기 간극이 있는 2위 NC는 여전히 사정권에 있지만, NC가 사실상 2위 수성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이변과 방심이 없는 한 삼성의 정규시즌 5연패 가능성은 크다.
류중일 감독은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앞으로 20승 정도만 더 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18일 경기까지 삼성은 108경기서 67승을 거뒀다. 36경기서 20승16패만 해도 87승57패, 승률 0.604로 우승할 수 있다고 계산한 것. 류 감독은 "처음엔 88승은 해야 우승할 것이라고 봤는데 86~87승만 해도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참고로 삼성은 지난 4년간 0.612, 0.611, 0.595, 0.624로 우승했다.
▲정상수성의 비결
삼성은 올 시즌 중반까지 예년보다 승수 쌓기 속도가 더뎠다. 부상자가 많았다. 예년보다 마운드가 많이 약화됐다. 그 사이 타 팀들은 전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러나 삼성은 전반기 막판 투타 밸런스가 살아났고, 후반기 들어 쾌속 질주하고 있다. 투타 모든 파트에서 조금씩 힘을 더 냈다. 19일 승리로 마침내 지난해 승률까지 끌어올렸다.
그 비결로 류 감독은 "기존 선수들이 자신들의 기량을 잘 유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시즌 전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에게 기대하는 승수가 있다. 안지만에겐 홀드 몇 개, 임창용에겐 세이브 몇 개를 기대한다. 대략적인 수치에 대한 그림을 그려놓는데, 그 계산대로 되지 않으면 순위는 떨어지게 돼 있다"라고 했다.
실제 윤성환의 경우 3년 연속 10승을 거뒀다. 류 감독의 기대 이상으로 꾸준히 잘 하는 선발투수. 삼성에는 이렇듯 특A급은 아니더라도 매년 꾸준히 제 몫을 해주는 A급 주전이 많다. 그리고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대체자원들이 조금씩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지난 4년간 통합 우승했고 올 시즌 통합 5연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기량유지의 어려움
류 감독은 외부평가와는 반대로 삼성의 1~2군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고 본다. 실제 마운드 세대교체가 상당히 더디다. 2012년 심창민 이후 뉴 페이스의 도약은 없었다. 타선은 배영섭, 박해민, 구자욱 등 꾸준히 새얼굴이 발굴됐다. 하지만, 여전히 기존 주전들을 위협할 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선 자연스럽게 주전들이 나태해질 수 있다.
더구나 삼성은 지난 4년간 한국시리즈까지 꼬박꼬박 치렀다. 치열한 경기를 가장 많이 치렀다. 후유증은 있다. 주축선수들의 몸 상태가 예년에 비해 확실히 좋지 않다. 크고 작은 부상자가 많다.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던 이승엽의 공백은 컸다. 지금도 몇몇 주축들의 몸 상태는 정상이라고 볼 수 없다. 주전급 백업 김태완(허리)은 시즌 아웃됐다. 조동찬(무릎)은 여전히 복귀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때문에 류 감독 시선에 삼성은 견제세력이 강하지 않은 상황서 기존 주전들이 잔부상을 극복하고 최대한 제 몫을 다해야 잘 돌아갈 수 있는 팀이다. 이 부분에 삼성의 저력이 숨어있다. 나태해질 수 있는 팀 분위기에서 나태해지지 않았다. 좋은 팀 문화 속에서 개개인이 기량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부상자가 많았지만, 대체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다. 삼성이 류 감독의 목표 승수로 제시한 86~87승을 채우려면 남은 경기서도 주축들이 자신의 기량을 유지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지 않은 목표다. 삼성 내부사정을 가장 잘 아는 류 감독으로선 걱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해온 선수들이 많았기에 낙관적인 시선이 우세하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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