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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어느덧 30년이 흘렀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일본 애니메이션 명가이자 세계적 애니메이션 회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용감하고 호기심 많은 소녀의 순수성으로 세계를 끌어 안았고, 자유와 해방의 유토피아로서 푸른 창공의 가치를 일깨웠다. ‘종(終)의 미학’을 통해 환경 파괴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생명력의 근원으로서 물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신화의 중요성을 알았다. 그는 모든 사물에 정령이 깃들어 있다는 애니미즘을 바탕으로 구축한 신화의 세계 속에 관객을 초대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상적 자아 치히로가 신화적 자아 센으로 모험을 겪으면서 깨닫게 되는 일상과 신화의 통합 서사였다.
1995년 픽사의 ‘토이스토리’가 세계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대성공을 거둔 뒤에 3D 애니메이션이 대세를 이루면서 지브리 스튜디오의 위세도 서서히 약해졌다. 셀 애니메이션의 정감 있는 그림과 동화적 상상력도 세계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지난 2013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이후 어려움을 겪으며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그러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30년에 걸쳐 이룩한 ‘지브리 월드’는 관객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다. 고마워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
미국 시네마테크는 이번주에 지브리 설립 30주년을 맞아 ‘지브리 회고전’을 마련한다. 다음은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베스트 10’이다.
10. 벼랑 위의 포뇨(2009)
9. 마녀 배달부 키키(1989)
8. 천공의 성 라퓨타(1986)
7. 반딧불이의 묘(1988)
6.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5. 모노노케 히메(1997)
4. 귀를 기울이면(1995)
3. 추억은 방울방울(1991)
2.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1. 이웃집 토토로(1988)
1위를 차지한 ‘이웃집 토토로’는 일본 농촌을 배경으로 어린 두 자매가 숲의 요정 토토로를 만나서 겪게 되는 환상적인 경험을 그린 작품이다. 순수를 잃지 않은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요정과 배 속에 좌석까지 갖춘 커다란 고양이버스 등과 같은 유년의 상상력이 세밀한 묘사로 살아나면서 걸작 반열에 올랐다.
[사진 제공 = 지브리 스튜디오,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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