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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 제작 용필름 배급 NEW)에는 21명의 우진이 등장한다.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를 사랑한 여자 이수의 이야기를 그리며 21인 1역이라는 독특함으로 관객들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1인 중 배우 이재준은 약 2분여간 우진으로 출연했다. 단 2분이지만 우진과 이수의 관계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는 부분을 연기하는 만큼 강렬한 2분으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앞서 케이블채널 엠넷 '더 러버'를 통해 준재 역으로 여성 시청자들 마음을 사로잡은 이재준은 '뷰티 인사이드'에선 훈훈한 우진으로 분해 또 한 번 여심을 흔들고 있다.
이재준은 '더 러버'보다도 앞선 지난해 '뷰티 인사이드' 첫 미팅을 했다. 당시 패기가 넘쳤고, 한효주를 비롯 다양한 우진 역 배우들을 보며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
"한 달 넘게 여행을 다녀온 뒤 미팅을 했었는데 그 때는 약간 눈에 보이는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감독님이 패기 넘쳤다고 기억하시는데 이후엔 약간 선배님들 앞에서 긴장하기도 했어요. 전체 리딩 때 바로 옆에 이범수, 천우희 선배님, 앞에 조달환 김희원 선배님 등 여러명이 계셨어요. 신기하고 재밌는데 그러면서 긴장도 많이 됐죠."
'뷰티 인사이드'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재준에게 연기적인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됐고, 자신을 좀 더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줬다. 자신의 촬영이 아닐 때도 현장에 나갔고, 그 느낌이 이후 '더 러버'에도 작용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재준은 "'뷰티 인사이드' 이전 작품도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었는데 그 땐 아예 무(無)에서 조금 성장할 수 있었다면 '뷰티 인사이드'는 감독님, 선배님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촬영 현장에 많이 찾아가면서 보고 듣고, 어깨너머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회식 자리도 절대 빠지지 않았다. 선배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배울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조금 더 친해지고 싶었고, 그만큼 더 배우고 싶었다. 선배들 기에 스스로 위축되기도 했지만 촬영을 하며 극복했다.
"혼자 '난 아직 부족한데..' 이런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선배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기뻤어요. 21인으로 같이 촬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죠. 그 전에 공백기가 6개월 정도 있었는데 촬영한다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더라고요. 저보다는 다른 배우들에 더 집중했어요. 저는 덜 튀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죠. 그래서 더 촬영장에 많이 가서 선배님들 하는 것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영상 및 사진까지 더하면 약 2분 정도 나오기 때문에 준비도 남달랐다. 백감독은 촬영 전 이재준의 의상 피팅까지 직접 했다. 내추럴한 머리 스타일도 백감독의 주문이다.
"1분에서 2분 정도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더 사랑스럽게 웃을 수 있을까' 생각했었어요.(웃음) 아쉬운 부분도 많아요. 그 전 작품들이 무거운 영화라 웃음을 잃고 살았는데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사랑스럽게 웃으려고 노력했죠. 훈남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욕심이 없는건 아닌데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뭔가 튀지 않으면서 내 것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까 더 신경 썼어요."
이수 역 한효주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촬영 시기가 아닌 대중이 작품을 접한 순서로 봤을 때 '뷰티 인사이드'는 이재준이 여배우와 처음 호흡을 맞춘 작품. 케이블채널 tvN '연애조작단:시라노'에서 살짝 여배우와 연기한적이 있지만 영화 '야간비행', 드라마 '더 러버'에서는 상대 역이 모두 남자였다.
이재준은 "그 전 작품에서 특별히 남자 배우와 촬영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안했다. 어차피 연기를 하는 거고 상대방과 얘기하는 것이니까"라며 "한효주 선배님은 되게 좋은 선배님, 누나인 것 같다. 이런 저런 얘기도 많이 했는데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조언을 얻었다. 데이트 장면에서는 아예 우진으로 생각하고 촬영하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조급함도 극복했다. 공백기 동안 오디션에서도 자주 쓴 맛을 보면서 조바심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뷰티 인사이드'와 '더 러버' 촬영을 하면서 조바심이 사라졌다.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조금 더 느긋하게 생각을 바꾸게 됐다.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오디션에 다 통과하는 날이 오겠죠. 쉬는 동안 '이게 내 길이 맞나, 다른 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는데 여행하면서 많이 생각을 고쳤어요. 또 오디션도 보고 미팅도 하면서 여러 감독님들께 조언도 얻었죠. 그러면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저 스스로 많은 것을 빨리 깰 수 있도록 노력해야해요. 그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열심히 최선만 다했는데 이제 조금씩 성장했으니까 점점 채워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데뷔 3년차, 지난해 떨어졌던 자존감은 여유를 찾으면서 다시 생겨났다. 내려 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자존감을 채워나가기 위해 자신을 많이 돌아보며 안 좋은 것들은 빼고, 좋은 것들은 점점 더 살을 붙이려고 한다.
"선배님들이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지금 3년차가 됐는데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좀 더 내공을 쌓고 연기를 잘 하고 싶어요. 소속사(매니지먼트 숲) 선배님들도 지나가면서 한두마디 해주시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힘도 돼요. 더 열심히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계속 '나'를 찾고 있어요."
이재준이 다시 자존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줬던 작품인 만큼 '뷰티 인사이드'는 이재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그만큼 재밌고, 알다가도 모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더 커지게 만들어줬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2분 김우진으로 살았던 소감. 차근차근 내공을 쌓으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이재준에게 '뷰티 인사이드' 속 2분은 어떤 의미일까.
"2분 나오긴 했지만 거의 두달 반 동안 '뷰티 인사이드'만 생각하고 지냈어요. 촬영 회차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단 상대 역할이었던 한효주 선배님께 되게 감사하고 여러 선배들, 감독님, 제작사 대표님 등도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다음 작품에서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한편 이재준이 출연한 '뷰티 인사이드'는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스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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