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다. 연기도 그렇다. 똑같은 연기 같지만 매체와 무대는 확실히 다르다. 배우의 연기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모르지만 연극의 3요소가 무대, 배우, 관객일 만큼 관객과의 소통에서 오는 차이는 크다.
최근 연극에 도전하는 배우들이 많아졌다. 이와 함께 관객과 소통하는 배우들도 많아졌다. 이들은 확실히 다른 무대를 낯설어 하면서도 그 안에서 오는 희열을 맛 본 뒤 무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확연히 다른 공간이기 때문에 매체를 통해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던 이들도 처음엔 모두 시행착오를 겪는다.
시행착오 속에서도 배우들에게 무대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 물론 연극에 대한 존중과 열정이 존재했을 경우에 한해서다.
그런 가운데 남보라의 연극 도전은 기특하기 그지 없다. 대가족과 함께 출연한 예능 덕에 다른 이들에 비해 친숙하고, 각종 드라마 및 영화를 통해 점점 성장하는 연기력을 보여준 그녀가 이번엔 연극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첫 발을 내딛었기 때문.
기존의 이미지를 활용해 매체 연기에서 자신을 더 알릴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부딪히고 깨지더라도 날것 그대로의 연기를 선보이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연극 무대를 택했다.
대학 시절부터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는 그는 김수로를 통해 연극 '택시 드리벌'로 연극계에 발을 들였다.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지만 막상 들어오니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것도 현재 연습하며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삼는 것은 남보라만의 강한 자존감이 있어 가능하다. 연기적으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기에 연극을 만나게 되면서 그 해답을 무대에서 찾고 있는 것. 남보라는 24일 진행된 '택시 드리벌' 연습실 공개 및 기자 간담회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 보고 나의 부족했던 부분을 채울 수 있었고 공부도 돼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혹자는 무대 위에서 도전을 통해 배우고자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프로의 자격을 갖춘 뒤 관객들을 만나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 물론 이같은 의견도 무시할 수 없지만 누구나 처음이 있고, 처음부터 프로가 되기는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도전과 열정을 처음부터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남보라의 연극 도전이 기특하다. 모든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고, 본인 역시 자신 안의 연기적인 많은 부분들을 깨는 과정을 보내며 다소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과감하게 도전하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간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는 "노력하며 많은 발전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극하기 이전과 이후에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며 "'변화된 모습을 지켜봐달라, 나도 그만큼 노력했으니까'라는 것이다. 그 부분을 스스로 믿는다. 그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남보라는 자신의 성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인정해달라기보다 자신의 변화된 모습,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숱한 시행착오 속에 분명히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말이었다.
남보라에게 연극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피하기보단 꼭 해야 하는 도전이다. 성장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변화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 무대 위 그녀가 무대에 대한 존중과 열정, 성장하는 모습으로 그 도전을 헛되이 하지 않고 자신만의 존재감을 입증하길 바란다.
[배우 남보라.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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