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이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2014-2015시즌 논란의 대상이었던 U1 파울(언스포츠라이크맨 파울-1)을 폐지했다. U1파울과 U2파울을 U파울로 통합, 기존의 U2 파울 때 주어진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FIBA 규칙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다.
그리고 각 팀 감독에게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1회씩 부여했다. 기존에는 4쿼터 혹은 연장전 종료 2분전부터 가능했지만, 이젠 경기 중 언제든지 요청 가능하다. 최초 비디오판독 요청 시 판정이 뒤집힐 경우 추가로 비디오 판독 요청 권한 1회를 부여한다. 작년 후반기부터 KBO리그(프로야구)에서 실시 중인 심판 합의판정과 같다. 이밖에 4쿼터 혹은 연장전서만 종료 2분 전 시행됐던 득점 후 볼 데드가 매 쿼터 종료 2분 전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선수들이 코트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또한, 하프타임은 방송사의 요청에 의해 15분에서 12분으로 환원됐다.
▲당연한 변화
KBL이 농구 팬들에게 듣는 수 많은 비판 중 하나는 잦은 규칙 변화다. 거의 매 시즌 규칙 혹은 규정을 조금씩 바꾸다 보니 현장 종사자들과 팬들에게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 실제 그 과정에서 KBL만의 정통성이 확립되지 못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출범 19년째를 맞이한 KBL은 아직도 해외 타 리그 대비 확실한 컬러를 갖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U1파울 폐지와 비디오판독 감독 요청 건은 반드시 수정돼야 할 부분이 수정된 것이다. 한국농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무조건 바로 잡아야 했다. 실제 U1파울은 기준이 불분명했다. 수비자가 속공을 시도하는 공격자에게 고의성이 짙거나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는 파울을 범할 때 U1파울을 선언했는데, 의미 자체가 모호하다 보니 심판마다 기준이 조금씩 달랐다. 현장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이젠 FIBA 규칙대로 고의적인 반칙이 나올 때 U파울이 선언된다. 물론 수비자가 공격자의 속공을 가로막는 심한 파울도 포함돼있다.
감독의 비디오판독 요청도 의미가 있다. KBL은 지난시즌 중반 판정 논란이 극에 달하자 이례적으로 시즌 중 비디오판독을 확대 도입했다. 예를 들어 24초 계시기 버저가 울리기 전 성공된 야투가 손을 떠났는지 여부, 각종 터치아웃 여부의 경우 기존에는 4쿼터와 연장전 2분 전에만 실시했지만, 확대 이후에는 경기 중 언제라도 실시했다. 또한, U2파울, 슛 동작 시 공격자 파울 여부, 기타 주심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라면 언제든 비디오판독을 시행했다.
맹점이 숨어있었다. 비디오판독 여부를 심판이 결정했기 때문. 감독은 여전히 4쿼터와 연장전 2분 전에만 골텐딩 여부에 한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었다. 때문에 비디오판독 확대 효과가 판정 논란을 줄이는 데 확실한 동력이 되지 못했다. 감독 입장에선 오심이 뻔히 보이는 데 경기종료 2분 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선 받아들여지지 않는 항의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
순간적인 움직임의 변화가 잦은 농구에선 심판 3명이 상황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어쩔 수 없이 나올 수 있다. 위치상 감독이 심판보다 그 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도 있다. 때문에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끊이질 않았다. 또한, 감독에게 비디오판독 신청 권한을 주면 굳이 감독이 주장에게 시켜서 심판에게 항의하라고 할 필요도 없다. KBO리그의 합의판정 순기능도 이 부분이 핵심. 결과적으로 U1파울 폐지와 비디오 판독의 감독 요청 건은 고무적이다. 판정논란이 줄어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걱정거리
올 시즌 KBL은 이재민 본부장을 축으로 경기본부를 신설했다. 심판부 운영의 독립성을 위해서다. 그리고 지난 6월 WKBL과 심판 합동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24명의 심판 중 3명이 트라이아웃에 응하지 않았다. 나머지 21명의 심판 중 직전 시즌 심판 평가 탈락자와 트라이아웃 평가 탈락자 일부가 옷을 벗었다. 대신 스티븐 켄트 객원심판을 영입했고, WKBL에서 활동했던 홍선희 심판도 발탁했다.
결국 몇몇 베테랑 심판이 올 시즌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들 중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을 자주 내려 팬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은 심판들도 있다. 결국 올 시즌에는 경험이 많지 않은 몇몇 심판이 중요 경기에 배정될 확률이 높아졌다. 실제 최근 끝난 프로아마최강전서 몇몇 심판들은 여전히 기존의 아쉬움을 답습했다. 몸싸움이 조금이라도 거칠어지면 파울을 불어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길 때가 있었다. 가뜩이나 몸싸움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농구의 약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또한, 경기 흐름을 끊는 테크니컬 파울도 적지 않게 나왔다. 몇몇 관계자들은 "전반적으로 경기운영의 묘가 부족한 심판들이 보였다. 명백한 오심들도 적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KBL은 판정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지난 24일에는 코스타스 리가스 FIBA 심판교육관을 초청, 29일까지 KBL 심판들에게 FIBA 규칙에 근거한 판정을 교육한다. 하지만, 심판들의 판정 습관이 하루 아침에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게 고민이다. 때문에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다고 해도 판정 논란 자체가 과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FIBA 규정과 비디오판독 제도가 프로농구에 완전히 자리 잡히면서 심판들의 능력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려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할 통과의례다.
[프로아마최강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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