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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대은(지바 롯데 마린스)이 일본 진출 후 한 경기 최다 실점으로 시즌 4패(9승)째를 당했다. 10승을 눈앞에 두고 세 번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에는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크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는지 한 번 짚어보자.
이대은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5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6이닝 4피안타(2홈런) 6볼넷 6탈삼진 7실점으로 시즌 4패(9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3.69로 올라갔다. 7실점은 일본 진출 이후 최다 실점. 종전 기록은 지난 18일 니혼햄 파이터즈전 6실점(1자책), 최다 자책점은 5월 1일 니혼햄전 5점이었다. 관심을 모은 이대호와의 맞대결에서는 3타수 무안타(1삼진) 선방했으나 고비를 넘는 힘이 부족했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 아쉬움을 남긴 게 크다. 3회까지 투구 내용은 좋았다. 2회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솔로 홈런, 3회말 우에바야시 세이지에게 안타를 맞은 것만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웠다. 직구 최고 구속 150km까지 찍었고, 포크볼과 너클커브의 움직임도 훌륭했다. 마쓰다에게 홈런을 허용한 150km 직구도 몸쪽으로 잘 들어갔다. 마쓰다가 잘 친게 맞다. 우에바야시의 안타는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진 빗맞은 안타였다. 우에바야시도 2루를 노리다 아웃, 주자 있는 상황에서 타자를 상대할 일이 없었다.
소프트뱅크 타선이 한 바퀴를 돌았다. 4회말 1사 후 야나기타 유키에게 볼넷, 우치카와 세이치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흔들렸다. 이대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마쓰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야나기타가 출루한 직후 슬라이드 스텝으로 던지다 보니 직구 구속이 떨어졌다. 포크볼과 커터는 제구가 되지 않았다. 특히 이대호를 상대로 던진 7구째 포크볼은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한가운데 몰렸다. 결과는 파울이었지만 장타를 허용하기 딱 좋은 코스였다.
결국 2사 만루 상황에서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아 2점을 더 내줬다. 나카무라는 밀어치기에 대단히 능한 타자. 바깥쪽 공을 밀어 좌전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이대은과 다무라 다쓰히로 배터리는 몸쪽 낮은 코스 150km 직구를 초구로 택했는데, 결과는 슬펐다. 나카무라는 몸쪽 공을 노려 장타를 칠 줄 아는 타자다. 이대은과 다무라는 이를 간과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다 노림수에 제대로 걸렸다.
반등 기회는 있었다. 이대은이 삼자범퇴로 5회말을 끝냈다. 아카시 겐지를 3루수 땅볼 처리했고, 다카다 도모키와 야나기타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공에 힘이 있었다. 지바 롯데는 6회초 루이스 크루즈의 스리런 홈런으로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대은의 10승 요건을 타자들이 만들어줬다. 실점을 막아야 했는데, 득점 직후 실점이라는 최악의 패턴이 나왔다. 2회말과 마찬가지로 2사 후 실점이 문제였다.
6회말 선두타자 우치카와를 3루수 땅볼, 이대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잘 잡았다. 마쓰다만 넘으면 성공. 그런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지난 3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마쓰다가 부담스러웠을까. 슬라이드 스텝으로 던졌는데, 직구 구속이 146km까지 떨어졌다. 포크볼과 커브 제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나카무라와 요시무라 유키까지 3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2아웃 이후 하위타선 상대로 볼넷 3개를 허용,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상대 타자는 우에바야시. 올해 1군 데뷔전을 치렀고, 이날 데뷔 첫 선발 출전에서 첫 안타를 쳤다. 야구 센스가 뛰어난 외야수로 평가받지만 이전까지 1군 기록은 전무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쿠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은 2군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원칙은 확고하다. 우에바야시도 그런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우에바야시의 영웅 등극은 가능성 낮은 시나리오였다. 오히려 타격감이 좋은 후쿠다 슈헤이의 대타 기용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런데 이게 웬걸. 이대은의 제구가 흔들렸다. 초구와 2구째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을 한참 벗어났다. 3구째 높은 코스 147km 직구는 헛스윙. 4구째 148km 직구는 원바운드였다. 밀어내기 위기에서 이대은은 직구를 택했다.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에 걸친 148km 직구. 실투였다. 우에바야시의 노림수에 제대로 당했다. 우측 담장을 살짝 넘는 만루 홈런. 주자 있는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린 게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 아카시를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결국 지바 롯데는 4-7로 졌다.
슬라이드 스텝 시 제구 불안, 2사 후 실점이 한꺼번에 겹쳤다. 이전까지 소프트뱅크전 4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30(15⅔이닝 4자책) 압도적인 성적을 자랑하던 이대은이 무너진 건 순식간이었다. 이대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구가 좋지 않았다. 6회 2사 후 변화구를 많이 던진 게 문제였다"고 자책했다.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은 "최고의 팀을 상대로 빈틈을 보이면 오늘처럼 무너진다. 이길 수 없는 야구를 했다"며 아쉬워했고, 일본 '닛칸스포츠'는 "이대은이 한국인 투수 첫 일본 무대 10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팀이 역전에 성공한 직후 제구가 흔들렸다"고 전했다. 9승 이후 3차례 10승 도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이대은. 아홉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25일 경기를 교훈삼을 필요가 있다.
[이대은. 사진 = 지바 롯데 마린스 구단 페이스북]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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