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무승부에도 빛난 전북의 맨마킹 전술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전북 현대가 안방에서 감바 오사카를 압도했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이 꺼낸 맨마킹 전술은 인상적이었다.

전북은 26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감바 오사카와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은 경기 내내 감바를 몰아쳤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전북은 준결승 진출은 오는 9월 16일 감바 원정에서 결정 나게 됐다.

최강희 감독이 감바전 맞춤 전술을 꺼냈다. 바로 맨마킹이다. 사실 현대 축구에선 특정 선수를 전담하는 대인마크보다 지역방어가 더 많이 쓰인다. 팀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대인마크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간혹 토너먼트 대회에선 맨마킹 전술이 팀 승리를 이끈 중요한 카드로 사용되곤 했다. 더구나 상대의 강점이 분명하다면 이를 확실한 마킹으로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강희 감독이 맨마킹 전술을 사용한 것도 그래서다. 감바는 최전방 투톱인 패트릭과 우사미의 파괴력이 강하다. 거의 모든 득점이 둘의 발 끝에서 나온다. 최강희 감독이 작정하고 둘에게 전담 수비수를 배치한 이유다.

먼저, 측면 수비수인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우사미 전담 마크를 지시했다. 최철순은 시작부터 우사미를 집요하게 쫓았다. 우사미가 측면으로 빠지면 따라갔고 후방으로 내려가도 바짝 붙었다. 팀 밸런스와 상관없이 우사미를 압박했다.

다음은 김형일이다. 중앙 수비수 김형일은 감바의 원톱 패트릭과 붙었다. 보통 두 명의 중앙 수비는 오른쪽과 왼쪽을 반으로 나눠 서로의 구역을 우선적으로 지킨다. 하지만 이날 김형일은 패트릭의 동선에 따라 자리를 수시로 바꿨다.

수비적으로 전북 맨마킹 전술은 효과적이었다. 최철순과 김형일의 찰거머리 같은 대인마크에 우사미와 패트릭은 제대로 된 슈팅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패트릭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경고를 받았고 우사미는 후반에 최철순을 피해 측면으로 도망갔다. 비록, 득점 실패로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감바를 상대로 시종일관 우위를 보이며 자신감을 갖고 감바 원정을 임할 수 있게 됐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