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KIA 타이거즈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땅을 칠만한 경기다. 2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전에서 4-5,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분위기는 좋았다. 9회초까지 4-2로 앞서 있었다. 마무리투수 윤석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승리가 반석 위에 올려진 듯했다. 그러나 윤석민이 박정권에게 내야안타, 조동화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 2루 위기에 몰렸고, 정상호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아 4-5로 역전패했다.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믿었던 클로저의 블론세이브로 역전패, 5위 다툼이 한창인 상황에서 1패 이상의 충격이다.
특히 KIA는 이날 패배로 시즌 전적 56승 56패(승률 0.500)로 5위를 유지하긴 했으나 6위 한화 이글스(56승 58패)에게 한 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한때 2.5경기 차였던 승차가 줄어든 건 순식간이었다. 한화는 같은 날 대전 삼성전에서 3-8로 끌려가다 연장 11회 접전 끝에 10-9 역전승을 따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KIA로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연패 후유증을 빨리 떨쳐내는 게 중요하다. KIA는 지난 18일과 19일 광주 SK전 2연승 이후 21일 사직 롯데전과 22일 한화 이글스전을 모두 내줬다. 특히 22일 한화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내보내고도 영봉패해 분위기가 꺾일 만했다. 그러나 다음날(23일) 한화에 설욕했고, 25일 SK전은 연장 끝에 1-0 승리로 반등에 성공했다. 긴 연패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승리를 눈앞에 두고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타격이 크다. 선수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선발 맞대결 패배 또는 상대 타선 폭발로 경기를 내주는 건 어쩔 수 없다. 일찌감치 패전조를 가동해 경기를 끝내면 후유증은 적다. '질 때 잘 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9회말 마무리투수의 블론세이브로 경기를 내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살얼음판 승부에서 끝내기 패배, 5점 차 이상 리드 상황에서 역전패는 후유증이 오래 남는다.
특히 윤석민은 전날 ⅓이닝 3피안타(1홈런) 3실점 블론세이브 전까지 4경기에서 3세이브를 따냈고, 이 기간에 5이닝 동안 한 점도 주지 않았다. 출루 허용 자체가 2번(1피안타 1볼넷) 밖에 없었다. 윤석민이 등장했을 때 '끝났다'고 생각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윤석민의 블론세이브가 더 뼈아픈 이유다.
최근 5위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7위 SK 와이번스(51승 58패 2무)와 8위 롯데 자이언츠(53승 61패), 9위 LG 트윈스(51승 63패 1무)까지도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5위 KIA와의 승차는 SK 3.5경기, 롯데 4경기, LG 6경기다. 6위 한화와의 격차는 고작 한 경기다. 1승의 중요성은 더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가야 하는데, 다 이긴 경기를 내주면 그만큼 순위 다툼에 타격을 입게 된다.
답은 간단하다. 하루빨리 후유증을 떨쳐내는 게 급선무다. KIA는 27일과 28일 양일간 수원에서 kt wiz를 상대한다. 올 시즌 상대전적 9승 4패로 절대 우위이긴 하지만 최근 5차례 맞대결에서 1승 4패로 어려움을 겪었다.
kt는 27일 크리스 옥스프링, 28일 저스틴 저마노의 선발 등판이 유력한데, 옥스프링은 지난달 5일 완투승을 헌납했던 상대라 부담스럽다. KIA는 신예 박정수가 지난달 31일 한화전 이후 27일 만에 선발 등판한다. 영건의 호투로 승리를 따낸다면 역전패 충격은 단숨에 지울 수 있다. KIA가 승부처에서 찾아온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 한 번 지켜보자. 하루빨리 후유증을 떨쳐야 5위 수성도 가능하다.
[KIA 타이거즈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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