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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수트의 성능 면에서 아이언맨에 밀릴 수 있다. 아이언맨은 하늘을 음속으로 날아다니고, 각종 첨단 무기를 장착했으니까. 파괴력으로는 헐크와 토르를 당해낼 수 없고, 카리스마로는 캡틴 아메리카에 대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앤트맨은 수트를 입고 마이크로 세계를 넘어 양자역학의 세계까지 갈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각종 개미군단의 협력으로 강력한 파워를 만들 수 있으며, 카리스마는 부족하더라도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는 자상함이 있다. 그렇다. 어벤져스 군단에 또 하나의 매력적인 히어로가 합류했다.
하나 뿐인 딸 캐시 랭을 지독히 사랑하지만, 현실은 생계형 좀도둑으로 살아가는 스콧 랭(폴 러드). 어느날 몸을 자유자재로 줄이거나 늘릴 수 있는 핌 입자를 개발한 과학자 행크 핌(마이클 더글러스)에게 앤트맨이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는 행크 핌의 딸인 호프(에반젤린 릴리)에게 무술을 배워 점차 히어로의 모습을 갖춰나간다. 자신을 진정한 제자로 받아주지 않는 행크 핌에게 복수하려는 대런 크로스(코리 스톨)는 핌 입자를 그대로 복제한 옐로우 자켓 수트를 입고 행크 핌 박사와 앤트맨을 곤경에 빠뜨린다.
마블의 새로운 히어로무비 ‘앤트맨’은 비폭력 좀도둑인 스콧 랭의 캐릭터 특성을 케이퍼무비 스타일로 활용한다. 극 초반부 스콧 랭과 세 명의 동료가 금고를 털기 위해 잠입하는 시퀀스부터 극 후반부 옐로우 자켓을 탈취하기 위해 대런 크로스의 핌 테크 건물에 침입하는 대목에 이르기까지 영리한 두뇌 플레이와 치밀한 범죄작전을 결합시켜 극에 긴장과 흥미를 유발한다.
개미의 크기로 작아진 스콧 랭이 클럽의 턴테이블 위를 구르고, 춤추는 사람들의 구둣발을 피해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갔다가 쥐덫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단번에 마이크로 세계로 안내하는 솜씨도 뛰어나다.
수축과 팽창의 반복으로 시종 액션의 리듬감을 살리고, 다양한 개미군단을 등장시켜 초현실을 연상시키는 기이한 세계를 창조한 점도 돋보인다. 개미군단이 만든 뗏목을 타고 급수관에 흐르는 물 위를 유영하는가 하면, 곤충을 타고 비행하는 등 참신한 액션 장면이 시선을 붙잡는다. 토마스 기차를 비롯해 미니어처에 불과한 작은 장난감이 앤트맨과 옐로우 자켓의 대결 과정에서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브링 잇 온’ ‘예스 맨’ 등에서 코미디 영화에 특출한 재능을 보여온 페이튼 리드 감독은 곳곳에 유머를 장착시켜 영화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세 얼간이’로 불리는 스콧 랭 동료들의 코미디 호흡이 좋고,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언맨처럼 여유를 잃지 않는 앤트맨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마블영화답게, 이후에 펼쳐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의 연결고리를 암시해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행크 핌과 스콧 랭은 닮은 꼴이다. 행크 핌은 아내의 죽음으로, 스콧 랭은 이혼남의 신분으로 각각 딸에게 죄책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둘 모두 딸을 사랑한다. 특히 스콧 랭은 딸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는 장발장을 닮았다. 결국 ‘앤트맨’의 밑바탕에 흐르는 정서는 부성애다.
마블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우주 영역을 확장했고, ‘앤트맨’으로 초소형 세계를 개척했다. 이만하면 성공적 론칭이다. “앤트맨! 웰컴 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사진 제공 = 디즈니]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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