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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추격자’, ‘작전’, ‘황해’, ‘내가 살인범이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모두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를 완성시킨 홍원찬 작가가 감독으로 변신, ‘오피스’의 연출을 맡으며 변신을 꾀했다.
충무로의 이야기꾼인 만큼 스토리는 보장, 여기에 첫 장편 영화 답지 않은 탄탄한 연출력까지 지녔다. 덕분에 ‘오피스’는 홍원찬 감독의 첫 장편영화임에도 영화인들의 꿈의 무대라 불리는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오피스’는 조직 안의 개인에 대한 이야기죠. 회사가 대표적 조직 사회기는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조직에 대한 걸 상당히 강요하는 사회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의 조직, 군대를 가면 군대 안에서의 조직, 사회에 나오면 사회 안에서의 조직. 이런 조직 문화, 조직에 대한 시스템의 강요 같은 것들이 많이 구조화된 사회가 아닐까 싶어요. 회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사회의 한 단면이죠. 이런 것들을 학교든 군대든 직장이든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비슷한 면들이 많다고 봐요.”
사실 홍원찬 감독은 회사 생활을 하지 않은 인물. 스스로도 “회사와 정말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칭할 정도다. 하지만 배우와 마찬가지로 감독 역시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실제처럼 만들어 보이는 사람이다. 회사 생활을 경험한 영화사 꽃 최윤진 대표의 시나리오에 홍원찬 감독의 연출력이 가미, 최상의 시너지로 완성된 영화가 바로 ‘오피스’다. 덕분에 직장인들의 현실을 리얼하게 담고 있으면서도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직장인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 과정은 잔혹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직장인이 힐링받는 독특한 경험을 안긴다.
“오히려 회사 생활을 경험하신 분이 시나리오를 쓰고 회사 생활을 경험해보지 못한 제가 연출을 해서 일반 관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출을 하는 사람이 장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건지도 중요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오피스’의 주제에만 집착했다면 일반 관객에게 더 무섭게 전달 될 수 있었을 것도 같고요. 회사 생활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이 장르적으로 표현해 그런 것들이 조율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직장 생활을 표현하는데 제약이 있지는 않았어요. 중요한 건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라고 봐요. 그 생활을 해야만 그 사람들의 심정을 잘 드러낸다? 그건 조금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첫 영화에 스릴러와 공포를 섞고,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이 멀티 캐스팅 된 영화를 연출한 홍원찬 감독은 ‘오피스’ 작업을 기쁘게 회상하면서도 반면 다시는 이런 조합으로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힘든 작업이었던 것.
“막상 하기 전까지는 힘들 것이라 생각을 못했어요. (웃음). 스릴러는 상당히 논리적인 장르고 이성적으로 이야기를 풀어야 하는데 호러는 비논리적인 면을 가져가는 장르에요. 서스펜스를 주는 것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장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이야기를 푸는 방식은 극과 극이죠. 막상 해보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도 고민이었고요. 어느 한쪽으로 흘러가면 설명이 안 되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논리적인 면을 계속 가지고 가면서도 비논리적인 환상 등을 잘 전달해야 했죠. 그것들을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보는 사람이 감정 이입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는 수위 조절이 가장 관건이었던 것 같아요.”
홍원찬 감독은 칸에서의 이야기도 들려줬다. 칸의 관객들은 한국 관객들이 깜짝 놀랄 만한 장면에서 환호성을 지르거나 웃음 지었다는 후문. 이런 모습들을 본 홍원찬 감독은 한국 관객들이 B급 정서를 오롯이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국내 관객들도 즐길 수 있다면 더 다양한 영화들이 제작될 수 있는 기반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기 때문.
“정식 개봉을 하기 전에 초청돼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여져 부담스럽기도 해요. 일단 국내 관객들과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죠. 영화제도 영광이지만 외국 관객 이전에 국내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해요. 우려 반 기대 반 이에요.”
[홍원찬 감독.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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