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비밀병기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외국선수 드래프트서 전략적으로 지명한 커스벅트 빅터(192cm.) 유 감독은 빅터의 기량에 만족하고 있다. 2라운드서 뽑은 단신선수지만, 잘 활용하면 위력은 엄청날 수 있다는 게 프로아마최강전,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을 통해 확인됐다. 유 감독은 빅터의 진가를 일찌감치 알아챘다.
일단 수비력이 좋다. 신장은 작지만, 상대 4~5번의 포스트업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힘도 좋고 버텨내는 수비 자체가 좋다. 물론 2m 넘는 상대 장신 외국선수를 장시간 맡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한 카드로는 아주 매력적이다. 기본적으로 장신 외국선수 리오 라이온스의 골밑 수비력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퇴단한 모비스로선 빅터의 골밑 수비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매서운 공격력
빅터는 어디까지나 세컨드 옵션 외국선수다. 하지만, 공격력이 의외로 쏠쏠하다. 이번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 4경기서 평균 18분55초간 11.3점을 올렸다. 6일 동부와의 결승전서는 20분53초간 16점을 집중시켰다. 내, 외곽을 오가며 화려한 플레이를 즐기는 라이온스보다 오히려 공격 효율성은 더 높았다.
일단 볼 없는 움직임이 좋다. 유 감독은 "받아먹는 걸 잘 한다"라고 했다. 어시스트 능력이 좋은 함지훈의 수혜자이다. 그리고 모비스 특유의 빠른 패스게임에도 원활히 적응, 무리하지 않는 슛 셀렉션을 보여주면서 팀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았다. 외곽에서 국내 선수 1~2명을 쉽게 제치며 빠르게 볼 처리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슛 거리가 길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중거리 슛은 정확했다. 턴어라운드슛, 페이드어웨이 슛 모두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탄력도 좋아서 블로커와 리바운더로서의 가치도 있는 편이다.
유재학 감독은 "이 정도의 공격력만 보여줘도 만족한다"라면서도 "좀 더 공격 욕심을 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라고 했다. 빅터가 좀 더 휘저어주면 국내선수들에게도 더 많은 찬스가 생길 수 있다. 물론 변수는 남아있다. 일단 정규시즌에 들어간 뒤 상대 팀들이 빅터에 대한 분석과 알맞은 수비법을 내놓는다고 봐야 한다. 1차적으로 그걸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출전시간이 많지 않을 수밖에 없는 1~3라운드(외국선수 1명 출전)서 컨디션 조절을 잘 하는 것도 숙제.
▲수비중심
유 감독은 "빅터는 수비 위주로 기용할 것이다"라고 했다. 라이온스의 골밑 수비 약점을 메우는 카드라는 설명. 라이온스는 경기 내내 골밑 수비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 6일 동부와의 결승전서도 막판 로드 벤슨의 포스트업을 잘 버텨냈다. 그러나 유 감독은 "그런 수비를 전반전에도 보여줬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정황상 유 감독은 경기 도중 빅터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라이온스를 자극해야 할 듯하다.
동부전서 빅터의 출전시간은 의외로 길었다. 1대1로 버텨내는 수비는 괜찮았는데, 관건은 모비스 특유의 수비조직력에 완전히 적응할 수 있느냐다. 모비스는 복잡한 수비를 펼치는 팀이다. 유 감독의 요구사항이 많다. 일반적으로는 맨투맨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상황에 따라 특유의 2-3 매치업 존을 사용하거나 트랩 수비를 구사하기도 한다.
빅터가 모비스 특유의 각종 수비전술에 아직 100% 적응했다고 볼 수는 없다. 6일에는 그렇게 복잡한 수비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는데, 라이온스의 부진으로 출전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모비스의 복잡한 수비조직력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일단 지금까지는 빅터 카드가 장점이 많다는 게 확인됐다. 선수를 보는 눈이 남다르고, 잘 활용하는 유재학 감독이기에 빅터의 가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빅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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