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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송강호와 설경구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다. 송강호, 설경구가 주연을 맡은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두 명이다. 이창동 감독은 ‘밀양’에서 송강호, ‘박하사탕’ ‘오아시스’에서 설경구를 각각 캐스팅했다(송강호는 ‘초록물고기’에선 조연으로 출연했다). 또 다른 한 명은 이준익 감독이다. 그는 ‘사도’에서 송강호, 전작 ‘소원’에서 설경구와 영화를 찍었다.
“듣고 보니 그렇네요. 나도 몰랐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 두 명과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까, 무척 영광입니다. 두 배우가 너무 훌륭한 연기를 해서 작품이 좋아졌어요.”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는 4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깊이 있는 연기를 펼쳤다.
“송강호는 ‘호랑이’예요. 송강호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랑이가 보여요. 예를 들게요. 송강호의 숙소가 제 방 바로 앞에 있었어요. 촬영하는 동안 석달 내내 밤에 괴성을 질렀어요.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뒤주를 붙잡고 모든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을 연기하기 위해서였죠. 69세 영조의 연륜과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마치 성대를 사포로 밀 듯이 갈더라고요. 아마 송강호의 성대에서 피가 흘렀을 거예요.”
송강호는 극중에서 9분에 이르는 장면을 혼자서 끌고 간다. 이준익 감독은 “칠정(희노애락애오욕)을 모두 토해내는 굉장한 연기였다”면서 “입체적인 내면연기를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설경구는 ‘소원’에서 성폭행을 당한 8세 딸의 아버지 역을 열연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매일 줄넘기를 5,500번씩 했다. 감정을 만드는 데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붓는다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곰’이예요. 인내력이 대단하더라고요. 두 배우는 연기할 때 맹수 같아요. 무섭게 집중하니까요. 그렇게 훌륭한 배우 두 명과 함께 작업했다니, 제가 복 받은 감독이네요(웃음).”
[사진 = 김진성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영화 '사도' '소원' 스틸컷]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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