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프랑코 발디니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정치 싸움은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은 발디니 기술이사를 쫓아내고 포체티노에게 힘을 몰아줬다.
토트넘은 지난 달 29일(한국시간) 구단 SNS를 통해 발디니 기술이사 겸 영입 총괄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훈훈한 마무리 같지만 영국 현지에선 발디니의 해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발디니 이사와의 결별은 토트넘 내부에 커다란 변화가 왔음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출신의 발디니는 2013-14시즌 토트넘에 합류해 이적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그는 가레스 베일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사용했다. 자신이 단장으로 있었던 AS로마에서 에릭 라멜라를 3000만파운드에 영입했고 그밖에도 로베르토 솔다도, 파울리뉴, 에티엔 카푸에, 블라드 치리체스 등을 데려왔다.
하지만 이들 모두 토트넘 적응에 실패했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살아 남은 선수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나세르 샤들리 그리고 올 시즌 극적으로 부활한 라멜라 뿐이다.
발디니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지난 시즌 극에 달했다. 레비 회장과 당시 토트넘을 이끌었던 팀 셔우드 감독은 발디니와 언쟁을 벌이기까지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이 노골적으로 라멜라를 이적시키려했던 것도 발디니를 향한 일종의 경고였다.
포체티노와의 갈등은 당연했다. 사실 발디니는 포체티노의 부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안드레 비야스-보아스와는 ‘통’했지만 포체티노와의 선수 영입을 두고 자주 충돌했다. 실제로 포체티노는 발디니의 주도 아래 영입된 선수들을 신뢰하지 않았다.
결국 레비 회장은 포체티노의 손을 들어줬다. 포체티노가 발굴한 해리 케인, 라이언 메이슨, 델레 알리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했고 그가 원한 손흥민, 토비 알데베이럴트, 은지에를 영입했다. 그리고 토트넘이 순항하자 발디니와 계약을 해지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이자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게리 네빌도 토트넘이 발디니를 떠나보내며 본격적인 포체티노 축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레비 회장은 선수 영입의 권한을 포체티노에게 모두 넘겨주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토트넘은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이 됐다”고 말했다.
뛰어난 기술이사는 이적시장에서 큰 힘이 된다. 실제로 2년 전 비야스-보아스는 발디니 덕분에 라멜라, 솔다도 등 좋은 선수들의 영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독이 바뀌었고 팀의 철학도 달라졌다. 포체티노는 화려함보다 많이 뛰고 헌신적인 선수들을 선호한다. 손흥민도 그 중에 한 명이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