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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나의 과거는 어두웠지만/나의 과거는 힘이 들었지만/그러나 나의 과거를 사랑할 수 있다면/내가 추억의 그림을 그릴수만 있다면/행진 행진 행진 하는거야>(1985년 ‘들국화’ 1집 중 ‘행진’)
전인권은 지난해 ‘2막 1장’을 발표하는 쇼케이스에서 “바다를 건너왔다”고 말했다. 왜 산이 아니라 바다였을까. 바다는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배를 타고 가다가 만리포 바다로 뛰어내린 적이 있어요. 물론 튜브를 끼고 들어갔어요. 그러데 내가 앞으로 가는게 아니라 뒤로 가더라고요. 엄청나게 놀랐어요. 바다는 굉장하더라고요. 그래서 산이 아니라, 바다를 건넜다는 표현을 했죠. 저는 바다를 건넜다는 말을 과감하게 쓸 수 있어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돈 없이 필리핀으로 도망갔을 때와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때다.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히말라야산을 다섯 번 넘으라면 넘겠다”는 말로 당시의 고통을 대신했다.
“300명쯤 있더라고요. 알코울 중독이 급수가 가장 낮아요. 게임중독자들도 있고요.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할 수 없는 사람들과 같이 있었어요. 한달에 한번은 밖에 나가게 해줘요. 코스모스를 좋아했는데, 당시엔 코스모스를 보는게 굉장히 괴롭더라고요. 다시 노래와 방송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에 휩싸였죠. ‘나를 왜 여기 가뒀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열흘만 있어도 견디기 힘든 곳인데, 1년 4개월 17일을 살았어요.”
나와서 육회를 먹었다. 선글라스를 쓰고 식당에 앉았다. 고개를 푹 숙였다.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고통의 터널을 지나왔다. 마약을 끊었다. 음악에 미쳤다. 노래와 함께 숨을 쉬고 살고 있다. 전인권밴드는 오는 30일부터 11월1일까지 3일간 현대카드언더스테이지에서 콘서트 '너와 나'를 개최한다.
“티켓값을 확 내렸어요.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들과 호흡하고 싶어요. 앞으로 5년은 자신 있거든요.”
그의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인권.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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