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화성 안경남 기자] 1996년생 재능 황희찬(19.리퍼링)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딱하다. 지난해 말 포항 스틸러스와 잡음을 일으키며 유럽으로 떠난 탓이다. 하지만 오랜 만에 돌아온 국내에서 그가 보인 실력은 ‘진짜’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9일 오후 5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호주에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두 차례 평가전 중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오는 12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2차전을 갖는다
시선은 유럽파에게 향했다. 경기 전날 예고대로 신태용 감독은 유럽파들을 총출동시켰다.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최전방에 황희찬과 박인혁(프랑크푸르트)이 투톱을 이루고 지언학(알코르콘), 류승우(레버쿠젠), 최경록(상파울리)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유럽파 5명이 공격라인을 구성한 셈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단연, 황희찬이었다. 1996년생으로 팀 내 가장 어린 황희찬은 시작부터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맹활약을 펼쳤다. 기대 그 이상의 플레이였다.
황희찬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지난 해 말 포항의 연고지명을 받은 상태에서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와 계약해 파문을 일으켰다. 무단 이적으로 오해 받았지만 에이전트는 정상적인 절차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황희찬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신태용 감독의 호출을 받고 올림픽대표팀에 첫 발탁된 황희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포항을 뿌리치고 유럽으로 간 그가 어느 정도의 기량을 선보일지에 대한 기대였다.
황희찬은 실력으로 보여줬다. 그의 재능이 빛을 내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전반 9분 상대진영 좌측에서 공을 받은 황희찬을 스피드를 살려 수비수를 드리블로 제친 뒤 문전에 서 있던 지언학에게 완벽한 득점 기회를 제공했다.
강력한 피지컬도 인상적이었다. 황희찬은 유럽에서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 부딪히며 몸을 키웠다. 신태용 감독도 “황희찬이 웨이트를 굉장히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황희찬은 평균 180cm를 훌쩍 넘는 호주 수비수와의 경합에서 밀리지 않았다. 상대를 등진 상태에서도 끝까지 버텼다.
이후에도 호주 수비는 황희찬을 쫓기에 바빴다. 전반 36분에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좌측면에서 황희찬은 또 다시 순간 스피드로 수비를 벗겨낸 뒤 코너라인을 타고 패스를 연결했다. 지언학의 슛이 이번에는 아쉽게 막혔지만 호주 수비를 관통한 황희찬의 돌파는 압도적이었다.
후반에도 황희찬의 돌파는 계속됐다. 전방부터 끊임없이 움직였다. 전방에 있으면서도 측면까지 상대 수비수를 따라와 태클을 시도했다. 또한 그를 향한 패스는 대부분 슈팅까지 연결됐다. 1대1 돌파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항상 위협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논란만큼이나, 황희찬의 실력은 ‘진짜’였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