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으로선 천만다행이었다. 두 차례 돌발상황을 극복했다.
10~11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연이어 잡았다. 11일 2차전 역시 쉬운 승부가 아니었다. 3-2로 앞선 8회초 수비가 최대 승부처였다. 마운드에는 노경은이 있었다.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6구를 던지려는 순간 갑작스럽게 큰 비가 내렸다. 결국 경기는 33분간 중단됐다.
보통 이럴 경우 투수에게 약간 불리하다는 게 중론. 투수의 경우 갑작스럽게 몸이 식어버리면서 투구 밸런스가 미세하게 흔들릴 수 있다. 실제 노경은은 33분만에 재개된 경기서 흔들렸다. 박동원에게 던진 6구는 볼. 볼넷으로 피출루. 두산 벤치는 즉각 투수를 왼손 함덕주로 교체했다. 적절한 선택이었다.
함덕주는 넥센 고종욱에게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경기 속개 직전 그라운드 정비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내야 상태는 고르지 않았다. 고종욱의 타구는 묘하게 스핀을 먹었다. 느리게 굴러가면서 내야안타. 무사 1,2루.
타석에 서건창이 들어섰다.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1점 뒤진 상황서 취할 수 있는 선택. 두산은 강하게 압박했다. 1루수와 3루수가 대시하며 준비된 번트 시프트를 시도했다. 서건창은 느리게 번트를 댔다. 3루수 허경민이 1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오재원에게 송구했다. 오재원은 공을 잡고 1루 베이스를 찍었다. 서건창은 포스아웃.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신경전이 일어났다. 서건창이 아웃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팔을 약간 벌렸는데, 오재원이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두 사람 사이에 마찰이 발생했다. 결국 양 팀 선수들이 1루 베이스 주변에 몰려들었다. 벤치클리어링.
사태는 금방 진정됐다. 하지만, 이때 함덕주는 흔들릴 수 있었다. 그는 아직 경험이 적다. 이번 포스트시즌도 사실상 처음으로 맞는 큰 경기. 그러나 함덕주는 이택근을 풀카운트 접전 끝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박병호 타석에서 마무리 이현승을 투입했다. 이현승이 박병호를 고의사구로 내보냈지만, 유한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최대 위기를 넘겼다. 두 차례 돌발상황(우천 중단, 벤치클리어링)은 분명 두산에 유리할 게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미세하게 불리한 흐름. 하지만, 두산은 적절한 투수교체로 버텨냈다. 불안한 두산의 중간계투진이 위기를 극복하고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
두산은 그렇게 먼저 2승을 따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섰다.
[8회 상황.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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