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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충무로에 "(인성이) 좋은 배우가 (연기력 잘 하는) 좋은 배우"라는 말이 있다. 배우 주원이 이 말을 입증하는 대표적 예다.
12일 밤 방송된 SBS 공개 리얼토크쇼 '힐링캠프-500인'에 배우 주원이 출연했다.
이날 주원은 문준원(본명)의 됨됨이를 잘 보여줬다. 무대에 오른 후 MC 김제동, 서장훈, 광희와 인사를 하다 자연스레 쓰러진 물병을 정리하는 주원의 모습은 지나치기 쉬운 찰나였지만 그만큼 실제 품성이 잘 묻어난 순간이기도 했다.
이후 영상으로 등장한 유해진은 주원에 대해 "항상 예의가 몸에 배 있는 친구다. 저렇게 살아도 재미있을까 싶을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는 그 정도로 주원의 성품이 올바르다는 말이었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남달랐다. "연기에 욕심이 엄청 많다"는 주원은 주연배우의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출연료가 아닌 제작비라 말해 김제동을 놀래켰다. 많은 배우들이 주연 배우가 갖는 부담감을 말할 때 자신이 받는 출연료를 언급하는 반면 주원은 작품 전체에 들어가는 제작비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던 것. 이는 그만큼 하나의 작품에 수많은 사람들이 관여되어 있으며, 내가 중심이 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무의식중 자리 잡혀 있어야만 말할 수 있는 단어였다.
주원은 "워낙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참자고 생각한다. 이해하려면 다 이해할 수 있다. 당시에는 화가 나고 답답해도 시간이 지나면 그럴 수 있는 일이다. 좀 참고 있다"고 말했고, 김제동은 "내가 40세 정도 돼서 느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데 29세의 주원이 하고 있다"며 내심 놀라워했다.
하지만 주원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한 사람이다. 그 역시 서운할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예를 들어달라는 말에 주원은 "총 3달을 촬영하는데 거의 두 달가량을 정말 미친 듯이 밤만 샜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일찍 죽겠구나 생각했다. 이동하며 링거를 맞고, 계속 그렇게 생활을 했다. '참는 게 좋은 건가' 그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시가 떠오른 듯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가가 촉촉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런 감정들이 터져 나온다 해도 주원은 주원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자신 보다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그는 꾹꾹 눌러 담은 자신의 감정이 새어 나올 때도 차로 가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었다.
그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연기를 한다는 루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처음부터 주연으로 발탁돼 연기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루머가 불거졌던 것.
주원은 "20살 때 뮤지컬 주인공으로 데뷔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 대학생 때 신입생들이 일찍 가서 청소를 하지 않나. 일찍 가 혼자 청소하면서 아무도 없어서 노래를 불렀다. 마침 뮤지컬을 하고 계시던 선배님이 듣고 오디션을 보라고 해서 봤던 게 붙어서 데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겸손으로 똘똘 뭉친 사람임에도 스스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만큼 연기에 올인해 왔다. 선배의 눈에 띠게 된 것도 그의 성실함과 노력이 불러온 결과였다.
이날 방송 말미 MC 김제동은 20대를 치열하게 살아 온 주원에게 "20대의 주원이 앞에 있을 때 한 마디만 해준다면 뭐라고 해주겠냐"고 물었다.
김제동의 말에 주원은 "힘들었는데 잘 참고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고맙고 고생했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인성 좋은 배우 주원은 자신을 갈고 닦고, 나보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현재의 주원이 됐다. 그리고 인성 만큼 빼어난 연기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힐링시키는 중이다.
['힐링캠프'에 출연한 배우 주원. 사진 = SBS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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