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위기의 남자' 데이빈슨 로메로(두산 베어스)에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
로메로는 지난 10~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 출전하지 않았다. 일발 장타를 갖춘 그를 대타로 쓸 만도 했다. 하지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앤서니 스와잭이 모두 등판하는 바람에 출전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2차전에서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된 두산 야수는 총 17명. 1, 2차전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는 로메로와 포수 최재훈 둘뿐이다. 문제는 쓰임새다. 대타가 아닌 이상 로메로를 경기에 내보낼 이유가 딱히 없었다. 올해 잠실에서 치른 정규시즌 44경기에서 타율 2할 3푼 2리(151타수 35안타) 6홈런 27타점으로 좋지 않았다. 잠실 넥센전 5경기에서는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데이터나 최근 흐름을 보면 이상할 건 없었다. 로메로가 그만큼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목동에서 열리는 13일 3차전은 얘기가 다르다. 로메로에겐 기회다. 올해 목동에서 치른 5경기에서 타율 2할 7푼 3리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3차전 넥센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8타수 3안타(0.375) 1홈런 4타점으로 잘 쳤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로메로는 상황에 따라 활용하겠다. 목동에서 잘 쳤고, 밴헤켄을 상대로 강했다"며 기용을 시사했다.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6월 7일 목동 넥센전에서 5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2안타 모두 홈런이었다. KBO리그 데뷔 후 3번째 경기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다. 당시 김 감독은 처음에 "로메로의 스윙 궤도 자체가 홈런 스윙은 아니다. 정교한 타격 위주로 하되 오히려 장타 욕심을 부리지 않다가 잘 맞는 타구가 나오는 게 좋다"고 말했다. 로메로 본인도 "정확성과 힘을 겸비한 스윙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후 5경기에서 20타수 3안타(타율 0.150)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타율 2할 4푼 4리(82타수 20안타)로 6월 20경기를 마쳤다. 7월 21경기 타율 2할 9푼 5리(78타수 23안타) 4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8월 이후 35경기 성적은 타율 2할 2푼 9리(105타수 24안타). 8월 23경기에서는 타율 2할 1푼 6리(74타수 16안타) 2홈런 8타점 최악 부진. 수비에도 어려움을 겪다 보니 활용폭은 더 줄었다.
로메로는 올해 홈런 12개 중 4개를 목동, 6개를 잠실에서 쳤다. 그러나 잠실에서 타율 2할 3푼2리로 나빴다. 목동은 다르다. 타석에서 펜스까지 거리가 잠실보다 짧다. 일단 목동구장, 그리고 밴헤켄이라는 2가지 키워드면 로메로의 선발 출전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수비. 정규시즌 1루수와 3루수로 나섰는데, 토종 야수(허경민 오재원 오재일)보다 수비력이 떨어진다. 두산 벤치가 경기 초반 지키는 야구에 초점을 맞추면 로메로는 또 벤치에서 대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로메로는 일발 장타가 필요할 땐 기대할 만한 타자다. 로메로 입장에선 3차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 이마저도 못 살리면 내년에 KBO리그에 남기 어려운 건 당연지사. 게다가 준플레이오가 4,5전까지 이어지면 로메로의 출전 기회가 아예 사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 감독은 1, 2차전 팽팽한 한 점 차 리드 상황에서도 로메로를 내보내지 않았다. 3차전을 이기면 몰라도 4, 5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가게 된다면 어떨까. 쫓기는 상황에서 로메로를 믿고 쓰긴 더 어려울 것. 로메로의 부활은 결국 본인 하기에 달린 셈이다. 최고 전력으로 맞붙어야 하는 포스트시즌, 로메로는 과연 두산에 힘을 보탤 것인가.
[두산 베어스 데이빈슨 로메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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