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1경기서 10승. 독주다.
고양 오리온은 11경기를 치러 10승 고지에 선착했다. 2003-2004시즌 TG삼보, 2011-2012시즌 동부와 함께 역대 최소경기 10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당시 TG삼보와 동부는 독주 끝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서는 KCC, KGC인삼공사에 덜미를 잡혀 통합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오리온은 시즌 전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강력하다. 센터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리그 최고 수준의 양과 질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다. 2위 모비스와의 승차는 3.5경기. 아직 시즌초반이라 오리온의 지속적인 독주 체제를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쉽게 선두에서 내려올 전력이 아닌 건 확실하다. 다만, 과거의 데이터를 곱씹어볼 필요는 있다. 시즌 초반의 독주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100%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오리온 내부변화
오리온의 최대 강점은 풍부한 포워드진. 2~5번을 모두 포워드로 구성, 미스매치를 노려 손쉽게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상대 팀 입장에서 오리온에 어설프게 더블 팀을 시도할 경우 실점할 확률이 높다. 장신 포워드들이 정확한 외곽슛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런 헤인즈와 문태종이 가세하면서 승부처에서의 효율성 높은 공격이 이어진다. 때문에 오리온은 4쿼터에 더욱 강하다.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이승현이 가세했다. 이승현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궂은 일에 능하다. 골밑 제공권과 골밑 수비에 대한 미세한 약점을 보완했다. 파워가 약한 헤인즈의 수비 약점, 체력 관리가 필요한 문태종의 골밑 수비 부담을 덜어낸 것이다. 조 잭슨이 3쿼터에 헤인즈와 동시에 뛰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다. 아직 잭슨이 1번 포인트가드를 볼 때 국내선수들과의 효과적인 연계플레이는 많지 않다. 잭슨이 홀로 득점으로 연결하는 부분이 있다. 가드진의 신장이 낮아지는 약점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부분이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완벽한 팀일까. 그건 아니다. 여전히 오리온은 골밑에 약점이 있다. 이승현이 잘하고 있지만, 신장이 2m는 아니다. 때문에 삼성, LG, 동부 등 향후 힘 좋은 외국센터와 토종센터가 결합한 팀을 만났을 때 골밑 수비의 약점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포워드들이 외곽은 물론, 골밑 도움수비가 필요하다는 의미. 또한, 김동욱, 김도수를 제외하면 지능적으로 수비에 능한 선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오리온도 승부처에서 팀 디펜스 의존도가 높다. 평균득점은 85.1점으로 선두지만, 평균 실점은 76.9점으로 최소 5위다.(물론 선두 모비스, KT의 76.1실점과 큰 차이는 없다.) 추일승 감독은 매 경기 변화가 심한 지역방어(예를 들어 공이 골밑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맨투맨, 공이 골밑으로 들어간 뒤에는 지역방어)를 사용한다. 헤인즈와 문태종 등 개개인의 수비약점을 메우는 게 주 목적이다. 거기서 파생되는 트랩 디펜스 등 세부적 움직임은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그런 기복을 줄이는 게 과제다. 추 감독이 매번 경기 후 강조하는 부분.
▲외부변화와 변수
오리온은 2위 모비스에 3.5경기 앞섰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격차. 아직 2라운드 초반이다. 오리온의 선두 질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더구나 2위 모비스는 아이라 클라크와 양동근의 연이은 가세로 조금씩 전력에 안정감을 찾고 있다. 클라크의 가세로 골밑 수비는 확실히 단단해졌다. 문태영 공백으로 여전히 승부처에서 득점력이 좋지 않은 건 맞다. 그러나 특유의 좋은 수비조직력으로 상쇄할 수 있다. 에이스 양동근의 가세는 다른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이끄는 효과가 있다.
공동 3위 삼성과 KCC, 5위 전자랜드, 6위 KT와 SK, KGC, 9위 동부까지 촘촘히 늘어섰다. 전력이 조금 떨어지는 LG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게 농구관계자들의 평가. 삼성은 라틀리프와 김준일 더블포스트가 리그 최상급이다. KCC도 하승진이 정상적으로 뛰는 한 반등 가능성이 있다. 국내선수들과 외국선수들의 조화가 좋은 전자랜드와 KT, 개개인의 기량이 좋은 SK와 KGC, 김주성의 복귀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는 동부 모두 쉽게 무너질 전력은 아니다.
2라운드부터 3쿼터에 2명의 외국선수가 동시에 출전 중이다. 아직 이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팀이 많다. 외국선수들간의 조화, 국내선수들과의 연계플레이가 정리되지 않은 팀이 많기 때문이다. 4라운드부터 2쿼터에도 2명의 외국선수가 동시 출전할 경우 전력이 급상승될 팀이 분명히 나온다. 대표팀 선수들이 가세한 팀들도 장기적으로는 좋아질 여지가 있다. 신인드래프트(26일)에서 문성곤, 한희원 등을 영입하는 구단들도 반등을 노릴 수 있다.
또한, KBL은 특성상 시즌 중 외국선수 교체와 트레이드가 활발하게 벌어진다. 트레이드 마감이 임박한 4라운드 막판에 대형 빅딜이 자주 터졌다. 대권을 노리는 팀들이 과감하게 트레이드를 시도할 경우 오리온의 전력을 위협할 팀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2003-2004시즌 KCC가 모비스로부터 R.F. 바셋을 트레이드로 영입, 전력을 급상승시켜 챔피언결정전서 TG삼보를 누른 사례도 있다.
[오리온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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