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목동에서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두산 불펜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1차전서 함덕주가 ⅓이닝 1실점, 앤서니 스와잭이 2이닝 무실점, 이현승이 ⅔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2차전서도 노경은이 1이닝 무실점, 함덕주가 ⅔이닝 무실점, 이현승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1~2차전 합계 6이닝 1실점.
두산 불펜은 정규시즌서 평균자책점 5.41로 리그 9위였다. 불펜은 시즌 내내 골칫거리였다. 수 차례 마무리를 바꾸다 이현승이 낙점됐다. 마무리 이현승을 보좌할 메인 셋업맨 역시 안정적이지 않았다. 때문에 두산의 포스트시즌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두산 불펜의 1~2차전 활약은 만족스러웠다.
▲계산은 끝났다
현 시점에서 두산 불펜에 대한 계산은 끝났다. 김태형 감독은 1~2차전서 최상의 기용법을 보여줬다. 함덕주가 메인 샛업맨이고, 주변환경에 따라 노경은과 스와잭이 가세하는 모양새. 정규시즌에도 함덕주는 꾸준히 1군에서 뛰어왔고 오현택과 메인 셋업맨 역할을 분담했다. 그러나 오현택이 시즌 막판 부진하면서 마땅한 오른손 셋업맨이 없었다. 대신 시즌 막판 노경은이 눈에 띄게 살아나면서 김 감독의 고민을 해결시켜줬다.
스와잭의 가세는 플러스 알파와 같다. 김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서 스와잭에게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조커 역할을 맡겼다. 1차전서 2이닝을 소화했던 스와잭은 4차전 선발로 내정된 상태. 때문에 2차전서는 대기 명단에서 빠졌다. 13일 3차전 역시 등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은 두산이 플레이오프, 혹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해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두산 필승계투조의 질과 양이 여전히 확실한 믿음을 보낼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스와잭이 마이너리거 시절 불펜 등판을 많이 경험해봤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목동 3차전서도 기본적으로는 이현승 앞에 함덕주, 노경은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현호, 진야곱 등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은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졌을 때 등판한다고 보면 된다.
▲목동의 압박감
투수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목동구장(좌우 99m, 가운데 118m) 등판을 부담스러워한다. 잠실(좌우 100m, 가운데 125m)에 비해 구장이 작기 때문. 타석에서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잠실보다 7m 짧다. 좌우중간 역시 당연히 좁다. 그 환경이 타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안정감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타자들이 편안하게 타격하면 투수들로선 당연히 불리하다.
두산 중간계투진은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현승과 노경은을 빼놓고선 대부분 1군 풀타임 경험이 별로 없다. 정규시즌보다 압박감이 큰 무대, 특히 목동이라는 점에서 투수들이 흔들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물론 구장 특성을 감안, 오히려 더욱 집중해서 좋은 결과를 낸다고 말하는 투수들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베테랑 투수였다.
실제로 노경은이 잠실에서 평균자책점 4.56이었으나 목동에서 6.23, 함덕주가 잠실에서 3.58이었으나 목동에서 6.00이었다. 물론 대부분 투수가 목동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규시즌 데이터가 포스트시즌으로 반드시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두산 불펜 투수들의 1~2차전 선전이 목동 3차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더구나 넥센 타선은 1~2차전 연패로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다.
두산 불펜 투수들에겐 목동구장이 진정한 시험대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이번 포스트시즌은 물론, 장기적으로도 불펜이 약하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두산 불펜 투수들은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이현승(위), 노경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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