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상라인업을 찾아라.
두산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서 2연승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타선보다는 마운드가 돋보였다. 두산 타선은 1차전서 10안타 8볼넷 4득점, 2차전서 6안타 6볼넷 3득점에 그쳤다. 30명이 출루했지만, 결과적으로 7득점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는 전혀 다르다. 최정예투수들만 등판한다. 그리고 타자들이 받는 압박감의(찬스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 차이가 크다. 김현수는 "1~2타석 소화하면 체력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정규시즌서 각종 공격지표 1위를 독식했던 넥센 타선이 1~2차전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도 비슷한 이유다. 어쨌든 목동에선 양 팀 모두 타선이 좀 더 활발해져야 한다. 타자친화적인 구장 특성상 그렇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1~2차전 라인업 특성
기본적으로 김태형 감독은 고정 라인업을 선호한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좋다면 상대 투수의 특성에 따라 타순을 뒤흔드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잔부상이 있거나 타격 사이클이 하락세에 있는 선수들의 경우 조금씩 위치를 조정하기는 했다. 백업 야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두산은 1차전서 정수빈-허경민-민병헌-김현수-양의지-오재원-홍성흔-오재일-김재호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결과적으로 이 라인업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자 김 감독은 2차전서 정수빈-허경민-박건우-김현수-양의지-민병헌-오재원-고영민-김재호로 선발라인업을 꾸렸다. 정규시즌 중반부터 3번 타순에 들어섰던 민병헌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판단, 6번으로 내렸다. 대신 1차전 끝내기안타 주인공 박건우를 3번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신 홍성흔이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좌완 선발에 대비, 오재일 대신 고영민을 1루수로 선발 출전시킨 건 정규시즌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변화.
1차전서 부진했던 민병헌은 경기 직후 스스로 타격연습을 자처했고, "확신을 갖고 쳐라"는 김 감독의 조언 속에 2차전 2안타로 부활했다. 그러나 박건우는 2경기 연속 영웅이 되기엔 경험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이 라인업도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사실 근본적으로는 1~2차전 모두 정석이라고 볼 수 없는 라인업. 외국인 타자가 정규시즌서 제 몫을 했다면 민병헌은 1번, 김현수는 3번을 치고 수비 부담이 큰 양의지가 클린업트리오에서 빠지는 게 맞다.
▲목동·로메로·김현수
현 시점에서 두산의 최상라인업은 무엇일까. 민병헌은 2차전 직후 "목동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다. 똑같이 임할 것이다"라고 했다. 목동 변수를 신경 써서 일발장타력이 있는 타자들을 더 많이 넣을 가능성보다는, 자체적으로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1~2차전서 두산 타선의 아쉬움은 장타력이 아닌 클러치 능력이었다.
그런 점에서 변수는 로메로와 김현수다. 김 감독은 "로메로는 목동에서 잘 쳤다"라고 했다. 정규시즌 막판 계륵이었던 그를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넣은 이유. 다른 구장보다 목동에서 잘 치는 타자는 수두룩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로메로를 써야 한다면 목동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로메로 역시 목동에서 타율 0.273 3홈런(6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1~2차전서 결장했던 그가 3차전서 어떻게든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지명타자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래도 3루와 1루 수비는 허경민, 고영민, 오재일이 좀 더 낫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 타순은 민병헌이 3번으로 복귀한다고 가정했을 때 6~7번 정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로메로가 한 방을 쳐준다면 의외로 두산 득점력이 올라갈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선 1차전 라인업에 로메로가 가세, 제 몫을 해내는 게 최상에 가깝다.
한편, 4번 타자 김현수는 2차전서 홈으로 쇄도하다 넥센 포수 박동원과 충돌, 왼쪽 발목과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다. 하지만,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그리 심한 부상이 아니라는 뜻. 결국 김현수는 100% 상태가 아니더라도 투혼을 발휘, 4번 타자로 계속 선발 출전할 듯하다. 그러나 당시의 부상이 타격감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3차전을 실제로 지켜봐야 알 수 있다. 4번 타자의 타격감은 팀 타선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남다르다. 김현수의 컨디션이 두산 득점력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이유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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