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오재원 수난시대였다. 팀도 패해 아쉬움 두 배였다.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은 지난 이틀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당시 오재원은 8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서건창의 번트 타구에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갔다.
당시 오재원은 정석과 달리 온 몸이 1루 베이스를 뒤덮고 있었다. 서건창이 베이스를 밟을 때 몸을 피해 별탈 없이 지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서건창의 혼잣말을 욕설로 잘못 알아들은 오재원이 발끈해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서건창은 시즌 초반 고영민과 1루에서 충돌해 십자인대를 다친 바 있어 다소 민감할 수도 있었던 부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재원이가 고의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두 선수가 서로 해결할 문제"라고 했다.
어찌됐건 오재원은 이날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넥센 팬들의 야유가 목동구장을 뒤덮었다. 오재원은 볼카운트 0B 2S 상황에서 밴헤켄의 3구째 125km 포크볼을 간신히 건드려 내야안타를 만들어냈다. 여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아뿔싸. 거센 야유를 이겨낸 안타라는 생각이 든 찰나 밴헤켄의 기막힌 견제에 1루에서 비명횡사했다. 황급히 귀루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다. 공격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설상가상 3회말 넥센 서건창이 솔로 홈런을 터트렸는데, 이날의 결승포였다. 둘의 희비가 완전히 엇갈렸다.
오재원은 6회초 2번째 타석에서도 힘없이 돌아섰다. 선두타자로 등장했으나 밴헤켄의 7구째 142km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3B 1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도 힘없이 돌아서야 했다. 넥센 팬들은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설 때 또 한 번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삼진으로 돌아서자 어느 때보다 크게 환호했다.
오재원은 8회초 3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나갔다. 정수빈의 안타로 2루를 밟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더 이상 만회할 기회는 없었다. 두산은 2-5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 여전히 유리한 위치지만 벤치클리어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에서 패한 점이 다소 찝찜함을 남긴다. 오재원의 침묵이 더 아쉬운 이유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이 6회초 삼진을 당한 뒤 힘없이 돌아서고 있다. 사진 = 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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