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데이빈슨 로메로가 가까스로 체면을 살렸다.
대부분 타자가 다른 구장보다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좋은 스탯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목동구장은 타자친화적인 구장이다. 홈 플레이트에서 좌우 담장까지의 거리가 100m,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 125m를 자랑하는 잠실구장과는 달리 목동구장은 좌우 99m에 가운데 담장까지의 거리는 118m에 불과하다. 때문에 잠실 좌중간, 우중간 워닝트랙에서 잡히는 타구가 목동에선 홈런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두산이 재미를 보지 못한 외국인타자 데이빈슨 로메로. 그 역시 목동에선 강했다. 로메로는 잠실 44경기서 타율 0.232 6홈런 27타점을 기록했는데, 목동에선 5경기서 타율 0.273 3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안타 6개 중 3개가 홈런이었다. 경기수를 감안하면 목동에서 대단히 당했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선발투수는 벤헤켄이었다. 로메로는 올 시즌 밴헤켄에게 8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매우 강했다. 때문에 김태형 감독은 계륵이 된 로메로를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집어넣었다. 1~2차전 잠실에선 쓰지 않았지만, 이날 선발 1루수로 내보냈다. 타순은 7번. 1루 로메로가 팀에서 1루 수비가 가장 좋은 오재일을 제치고 김 감독에게 선택된 것이다.
로메로는 경기 중반까지 삼진과 병살타 등으로 타선의 흐름을 끊었다. 0-0이던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밴헤켄의 변화구를 공략하지 못해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물러났다. 0-2로 뒤진 5회초에는 1사 1루 상황서 타석에 들어섰다. 2점을 내준 뒤 돌아선 공격. 1사 후 민병헌이 중전안타를 때려 반격하려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로메로는 3루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로메로는 7회 이름 값을 해냈다. 1사 1루 찬스. 넥센 선발투수 밴헤켄에게 1타점 좌선상 2루타를 때렸다. 벤헤켄의 폭투로 1루주자 민병헌이 2루에 진루한 뒤 뽑아낸 값진 한 방이었다. 이날 두산의 유일한 타점을 로메로가 해냈다. 경기 초, 중반 삼진과 병살타가 아쉽긴 했지만, 1~2차전 결장으로 실전 감각이 무뎌진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외국인타자의 체면을 살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제는 김태형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두산도 3차전을 내주면서 4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할 입장이다. 이날 2루타 한 방으로 타격감을 조율한 로메로를 4차전서도 쓸까. 로메로를 활용한다면 타순과 포지션은 어떻게 될까.
[로메로. 사진 = 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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