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마냥 어리기만 할 줄 알았던 어린이들의 입을 통해 듣기에 돌직구가 더 아프게 다가왔던 JTBC '내 나이가 어때서'의 7주였다.
13일 밤 '내 나이가 어때서'의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은 언제나처럼 토론 코너 '순수의 시대'와 스타고민해결 코너 '동심 보감'으로 이뤄졌다. '순수의 시대'에서는 "우리집의 부부 주도권, 엄마에게 있다 VS 아빠에게 있다"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고, '동심 보감'에는 개그우먼 김숙이 게스트로 출연해 "식탐을 주체하지 못해서 고민이에요"라는 고민을 어린이 위원들에게 토로했다.
김숙은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장난처럼 시작한 식탐이 주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져버린 상황을 고백했고 어린이 위원들은 "많이 먹더라도 건강하게 요리를 해서 먹어라", "함께 밥을 먹는 친구들을 만나지 말라", "먹을 말을 미리 정해놔라", "외롭다고 혼자 먹지 말고 남자친구를 사귀어라" 등 엉뚱하지만 되새겨볼만한 조언을 건넸다.
방송은 아이돌그룹 빅뱅의 '뱅뱅뱅' 음악에 맞춰 노련한 댄스를 선보이는 권순준, 정지훈 어린이의 모습과 함께 특별한 인사 없이 막을 내렸다.
지난달 1일 첫 방송 이후 7주간 전파를 탄 '내 나이가 어때서'에서 가장 독특했던 부분은 프로그램 속 어린이들의 모습이 '그저 어른들이 바라고 좋아하는 어린이의 모습'으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속 어린이 위원들은 육아예능 속 어린이들처럼 애교와 재롱을 부리고 순수한 표현만을 구사하지는 않았다. 물론 '내 나이가 어때서'에서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참신하고 상상력 가득한 문장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정말 어린이 맞아?"라는 반응이 절로 나올 만큼 발칙하고 신랄한 어른 세상을 향한 지적들이었다.
프로그램 속 어린이 위원들은 맞벌이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 세대를 향해 "돈도 안 벌고 그냥 아이만 키우면서 구걸할 거냐?", "바빠서 아이는 못 보지만 대신 그 아이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어른들이 나이를 속이는 현상에 대해서는 "남자들은 나이를 많게 속여서 형 대접 받기를 좋아하고, 여자들은 나이를 젊게 속여서 예쁘게 보이려는 것이 아니냐"고 평했다. 그저 세상을 아름답게만 바라볼 것 같던 어린이이 날린 돌직구이기에 어른들은 예능적인 웃음과 함께 씁쓸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프로그램은 다수 시청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7주 만에 막을 내렸지만, 프로그램 속 어린이 위원들이 남긴 말들의 여운은 시청자에 오랜 시간 남을 것이다.
한편,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는 오는 20일부터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가 시간대를 옮겨 방송되고, 밤 10시 50분에는 개그맨 유재석이 MC를 맡은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 전파를 탄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