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이현호를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본래 앤서니 스와잭이 4차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1차전서 구원으로 2이닝 동안 24구를 던진 뒤 2차전서는 불펜 대기도 하지 않았다. 4차전 선발을 염두에 둔 결정.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13일 3차전 직전 스와잭의 불펜 대기 사실을 밝혔다. 4차전 선발로 쓰지 않겠다는 암시였다. 하루 뒤 선발로 나갈 투수가 전날 불펜에 대기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 김 감독은 3차전 직후 "스와잭의 팔 상태가 조금 좋지 않다. 선발로 길게 가는 건 힘들다"라고 했다.
대신 김 감독이 4차전 선발로 낙점한 투수는 이현호. 올 시즌 49경기서 6승1패2홀드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한 좌완. 2012년까지 1군 통산 3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상무에서 군 복무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용됐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자원. 시즌 막판 선발로 많은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가능성을 보여줬다.
▲계산되지 않는 이현호
이현호의 시즌 막판 페이스는 아주 좋았다. 시즌 막판 선발 3경기서 3승 평균자책점 0.49로 매우 좋았다. 구속은 140km 중반이지만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높다. 포크볼과 커브도 섞는다. 4일 광주 KIA전서 5⅔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거둔 뒤 열흘만의 등판. 푹 쉬었던 이현호의 구위가 더 좋아졌을 수도 있고, 반대로 좋았던 투구 리듬이 끊겨 흔들릴 수도 있다. 이현호는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한다.
이현호는 올 시즌 넥센전 6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5.63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8월 6일 구원으로 1이닝 무실점했던 게 가장 최근 넥센전 등판이었다. 데이터로는 호재와 악재를 동시에 갖고 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선 계산이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물론 이현호로 최대한 끌고 가는 게 두산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 그러나 조기에 무너질 경우 또 다른 롱릴리프 요원 진야곱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진야곱은 13일 3차전서 썩 좋지는 않았다.
▲활용도 낮아진 스와잭
스와잭의 향후 활용도는 불펜으로 한정될 전망. 필승조로 1~2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다만, 김 감독은 이미 스와잭이 연투는 쉽지 않은 타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팔의 문제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 애당초 스와잭이 선발과 불펜을 오갈 경우 두산 마운드 짜임새가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쉽지 않게 됐다.
결국 두산 필승조는 함덕주와 노경은의 비중이 높아지게 됐다. 함덕주는 1차전서 ⅓이닝 1실점, 2차전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노경은은 2차전 1이닝 무실점, 3차전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투수 모두 페이스는 괜찮다. 노경은은 3차전서 27개의 공을 던졌으나 김태형 감독은 "워낙 어깨가 단단하다"라며 걱정하지 않는다. 여기에 팽팽한 승부가 이어질 경우 오현택, 윤명준, 진야곱도 총동원된다.
▲5차전 선발은 니퍼트?
두산으로선 4차전서 준플레이오프를 끝내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4차전서 질 경우 16일 5차전 선발로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나설 게 확실시된다. 그는 시즌 막판 완벽하게 부활했다.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도 7이닝 2실점으로 매우 좋았다. 정규시즌처럼 5일 휴식 후 등판하기 때문에 1차전의 위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넥센은 5차전까지 갈 경우 라이언 피어밴드가 4일 쉬고 선발로 나선다.
두산은 선발과 불펜 모두 넥센보다 양에서는 우위다. 준플레이오프가 4~5차전 장기화돼도 불리할 게 없다. 여전히 1승 앞선 상황. 두산 투수들이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넥센 마운드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대로 넥센은 단 3일 휴식을 취한 양훈이 이날 초반에 흔들릴 경우 두산보다 마운드 운영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현호(위), 스와잭(가운데), 니퍼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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