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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이들 가운데 누군가는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막차를 탄 팀은 메츠였다. 메츠는 16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3-2로 승리하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을 확정했다. 이미 세인트루이스를 3승 1패로 제압하고 NLCS에 선착한 컵스와 18일부터 맞대결을 벌인다. 컵스는 1차전 선발투수로 존 레스터를 내세운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토론토와 캔자스시티가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다툼을 벌인다. 양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는 17일부터 열린다. 토론토의 마르코 에스트라다와 캔자스시티의 에딘슨 볼퀘즈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올해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간 팀들은 모두 '우승의 한(恨)'을 품고 있다. 다들 우승의 맛을 본지 오래돼 그 기억마저 희미해질 지경.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1990년대에 우승을 차지했던 토론토는 1993년 월드시리즈 2연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만큼 우승의 꿈이 절실하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피 튀기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인 토론토는 올해 트로이 툴로위츠키, 데이비드 프라이스 등 특급 선수들을 트레이드로 보강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호세 바티스타, 에드윈 엔카나시온 등 거포 타선과 어울리면서 챔피언의 꿈을 키우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내리 3연승으로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토론토와 맞붙는 캔자스시티도 올해야말로 챔피언 트로피를 놓칠 수 없는 기회를 가졌다. 1985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기나긴 침체기에 들어간 캔자스시티는 지난 해 와일드카드로 29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뒤 '돌풍'을 일으키며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짝수 해의 절대 강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제임스 쉴즈, 빌리 버틀러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 나갔지만 새로 영입한 켄드리스 모랄레스, 볼퀘즈 등이 제 몫을 다하면서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3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메츠 역시 29년 만에 대권을 노리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1루수 빌 버크너의 실책으로 유명한 1986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메츠는 이후 우승 소식을 전달하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진출 역시 뉴욕 양키스와 '서브웨이 시리즈'를 벌인 2000년이 마지막. 올해는 개막 초반 11연승을 달리며 새 출발을 알린 메츠는 8월초 지구 1위를 탈환하면서 가을야구의 꿈을 이뤘다.
사실 이들은 컵스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 컵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08년으로 월드시리즈 진출도 1945년 이후 단 한번도 없었다. 만일 컵스가 107년 만에 대권을 차지한다면 우승하기까지 그들의 과정을 책 한권으로 담기엔 모자랄 것이다. 컵스는 보스턴 시절 '밤비노의 저주'를 깬 테오 엡스타인 사장이 '염소의 저주'를 깨주길 바라고 있다. 올해보다 내년 시즌에 대권 도전을 희망했지만 그 시기가 빠르게 올 수도 있다.
토론토의 22년, 캔자스시티의 30년, 메츠의 29년, 그리고 컵스의 107년까지. 이들의 평균만 47년에 이른다. 누군가는 오랜 시간 묵힌 우승의 한을 푼다. 어느 팀이 우승하든 어느 때보다 감격적인 우승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하고 환호하는 시카고 컵스 선수들(첫 번째 사진)과 토론토 선수들(두 번째 사진).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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