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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느슨한 미소, 한적한 분위기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배우 이상윤의 특유 매력은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빛을 발했다. 그가 연기한 차현석은 드라마를 흥행궤도 안으로 밀어 넣는데 큰 몫을 했다.
까칠하지만 자상한 내면이 있는 남자, 차현석을 잘 표현한 것 같냐는 물음에 이상윤은 고민 없이 “80%”라고 대답했다. 연기, 호흡, 결과물 등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상윤은 그 누가 맡았어도 이 같은 반응일 것이라면서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늘 밤을 새웠고, 잠을 가장 못 잔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제일 힘들었냐’고 물으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 있어요. 정신적으로 힘든 게 없었거든요. 드라마가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나요. 조금 있으면 대본이 또 나올 것 같고요.”
2007년 드라마 ‘에어시티’ 이후 8년 만에 재회했다. 한류스타이자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최지우는 그의 첫 사랑이 됐다. 다시 만난 최지우는 당시 이상윤을 '괜찮게 생겼는데 발연기를 하는 신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이 말에 이상윤은 이미지를 만회하고 싶어 연기 욕심을 더 부렸다. 작품이 끝난 후 최지우는 그의 '발연기'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최지우가 연기한 하노라에게는 스무 살짜리 아들이 있다. ‘첫 사랑이지만 유부녀’라는 노라의 설정은 현석이라는 캐릭터의 톤을 잡는 데 어려움을 줬을 법하다. 이상윤은 노라를 잘 챙겨주는 설정이 유부녀에게 들이대는 것처럼 보일까 조심스러웠다.
“제 역할 뿐만 아니라 최원영, 박효주 선배의 캐릭터도 마찬가지였어요. 미움 받을 존재들인데 그렇지 않게 잘 살리시더라고요. 작가님도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집에 머무르는 노라의 모습이 많이 노출되면 유부녀라는 이미지가 강할 수 있으니, 그의 활동 배경도 바깥이 주를 이뤘던 것 같아요.”
작품은 그렇게 직설적이지 않는 설정과 감정 전달로 공감을 얻었다. 이상윤 역시 차현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사랑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한 여자를 질기게 사랑했던 것 같아요. 그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하노라(최지우)에 대한 감정, 시간만큼은 20년의 간극이 없었죠. 노라에게 녹았던 순간부터는 과거와 현재가 어제와 오늘처럼 이어진 것 같아요. 그 감정이 재밌게 느껴졌고요.”
그럼 실제 하노라 같은 첫 사랑을 다시 만난다면, 이상윤은 드라마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하노라(최지우) 같은 첫 사랑을 다시 만나게 됐다고 해봐요. 그가 노라처럼 이혼도 당하고 불쌍하게 돌아왔다면 당연히 챙겨줄 것 같아요. 다만 오해할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죠. 정이 있는데, 도와줄 수 있는 건 다 해줄 것 같아요.”
이상윤하면 ‘엄친아’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그리고 ‘내 딸 서영이’ ‘엔젤아이즈’ ‘두번째 스무살’ 등 부드러운 눈웃음이 먼저 떠오르는 배우다. 그런 인상 탓에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정체된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드라마 ‘라이어 게임’과 같은 작품을 보면 결코 달콤 멜로에만 익숙한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팬들이 그러더라고요. 운동선수가 가끔 연기하는 것 같다고요. 운동을 좋아해요. 또 제가 웃기고 분위기도 곧 잘 리드하는 편인데, 그래서 시트콤 출연에도 관심이 많아요. 그런 쪽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작품으로 잘 이어지지 않아 아쉽더라고요. 저는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 배우랍니다.”
[배우 이상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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