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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등번호 7번은 특별하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이후 위대한 7번은 사라졌다.
조지 베스트를 시작으로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을 거친 맨유의 7번 계보는 호날두까지 화려하게 빛났다. 맨유하면 7번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이들은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 인식됐다. 그러나 2009년 호날두의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맨유의 7번 전설은 명맥이 끊겼다. 마이클 오언, 안토니오 발렌시아, 앙헬 디 마리아 등이 7번의 주인공이 됐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부상이 잦았던 오언은 주로 교체로 뛰거나 벤치에 앉아 ‘에이스’로 불린 7번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25번에서 잠시 7번을 달았던 발렌시아는 스스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등번호를 25번으로 바꾸기도 했다.
7번 부활에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는 디 마리아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10번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뒤 맨유에 합류한 그는 화려했던 7번 계보의 후계자로 꼽혔다.
하지만 루이스 판 할 감독과의 불화와 영국 내 적응실패로 올 여름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로 도망치듯 떠나며 ‘먹튀’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렇게 끝날 것 같던 7번을 이어 받은 건 네덜란드의 호날두로 불린 멤피스 데파이다. 프리시즌에서 9번을 사용했던 데파이는 팀에 당당히 7번을 요구해 전설의 계보를 물려 받았다. 호날두와 같은 측면 윙포워드라는 점과 장기인 프리킥까지 부각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7번’ 데파이 역시 등번호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영입 동기생 앙토니 마샬이 순조롭게 적응하는 사이 데파이는 잇따른 부진으로 주전 경쟁에서조차 멀어진 상태다. 판 할 감독도 “팀 철학에 적응하지 못하면 디 마리아가 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이에 일부 팬들은 벌써부터 ‘9번’ 마샬에게 7번을 줘야 한다는 주장한다.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저돌적인 드리블 그리고 10대답지 않은 침착한 마무리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버턴전서 ‘원톱에서 측면’으로 이동한 마샬은 7번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맨유에서 7번은 특별하다. 팬들이 새로운 영웅을 원하고 데파이 부진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그래서 완벽한 후계자를 찾기 더 어려운 등번호이기도 하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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