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같은 나이 때 기성용보다 더 기성용처럼 보인다. 최진철호 ‘막내’ 김정민(16) 이야기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17세 이하) 대표팀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201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칠레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서 우승후보 브라질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하나로 똘똘 뭉친 결과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등학교 2학년이 주를 이룬 팀의 막내 김정민이 서 있었다.
4-4-2 포메이션의 중앙에 선 김정민은 공격과 수비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다. 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임에도 누구보다 침착하게 경기를 조율했다. 보통 중앙 미드필더 자리는 선수단을 이끌 리더가 자리한다. 현 A대표팀인 슈틸리케호에서 가장 경험 많은 기성용이 그 역할을 맡는다. 그만큼 김정민의 활약은 대단했다.
전반 8분 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앙에 있던 김정민은 어느새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로 이동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날렸다. 브라질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낼 정도로 슈팅은 강력했다. 이승우가 세컨볼 찬스를 가졌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하지만 김정민의 통쾌한 슈팅은 앞으로 일어날 한국의 승리를 예고한 장면이기도 했다.
김정민은 플레이스타일과 외모에서 자신의 롤모델인 기성용을 닮아 있다. 팬들로부터 ‘리틀 기성용’으로 불린다. 181cm 큰 키에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스피드까지 갖췄다. 실제로 김정민은 기성용의 아버지인 기영옥 광주FC 단장이 직접 광주U-18 팀인 금호고로 데려왔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로 모두 소화하는 능력도 기성용과 겹친다. 같은 나이 때 기성용이 미드필더와 수비를 오갔던 것처럼 김정민은 다양한 포지션을 뛸 수 있다.
공격적인 재능은 지난 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서 확인됐다. 당시 일본과의 8강전서 이승우의 골을 이끈, 일명 플립플랩(호나우지뉴가 자주 사용했던 개인기)은 팬들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실제로 김정민은 기성용과 함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를 좋아한다.
물론 더 인상적인 건 기성용을 연상케하는 플레이다. 브라질전에서 김정민은 기성용처럼 좌우 또는 전후방을 가르는 롱패스로 공수 전환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또 수비시에는 포백 근처까지 내려와 거친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김정민은 쥐가 날 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이 연령대에선 ‘1살’의 차이가 크다. 이승우조차도 U-18 형들과 함께했던 수원컵에서 고전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김정민은 마치 또래들과 뛰는 것처럼 경기장을 누빈다. 심지어 플레이에선 ‘대선배’ 기성용의 향기까지 나고 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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