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크호스다.
다음주 주말 개막하는 여자프로농구 2015-2016시즌. KEB하나은행이 강력한 다크호스로 등극했다. 하나은행은 올 시즌 귀화혼혈선수 첼시 리(186cm, 100kg)를 영입했다. 다른 한 구단이 영입 직전까지 갔지만, 최종승자는 하나은행이었다. 박종천 감독이 직접 발품을 팔아 낙점했다.
첼시 리는 26세의 정통센터다. NCAA 디비전1을 거쳐 지난 시즌에는 루마니아 리그에서 뛰었다. 겉모습은 흑인이지만, 할머니가 한국사람이었다. WKBL 규정상 해외동포선수에 해당한다. (부모, 조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사람일 경우 국내선수 자격을 얻는다.) 하나은행은 첼시 리의 할머니가 한국사람이었다는 확실한 증거자료를 WKBL에 제출했다. 그리고 WKBL로부터 고용추천서를 받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제출했다. WKBL은 첼시 리의 선수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내부적으로 심사 중이다. (다른 구단들의 이의제기가 있었다.) 물론 하나외환은 국내선수 등록을 자신한다. 이변이 없는 한 첼시 리는 국내선수로 등록, 31일 KDB생명과의 개막전에 출전할 전망이다.
▲전력강화
하나은행은 2012-2013시즌 창단 후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신세계 시절 막바지부터 침체가 길었다. 그러나 박종천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 신지현과 강이슬을 육성,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했다. 첼시 리 영입은 화룡점정. 리빌딩 완성과 성적을 모두 잡기 위한 승부수다.
WKBL 규정상 각 팀은 귀화혼혈선수를 국내선수 자격으로 경기당 1명씩 기용할 수 있다. 외국인선수와의 동시 투입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사실상 외국선수 2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정통 센터 첼시 리가 골밑을 지키고, 득점기계이자 높이를 갖춘 샤데 휴스턴(183cm)이 4번을 맡으면서 트윈타워를 형성했다. 단숨에 신한은행과 함께 WKBL 최강 골밑을 갖췄다.
첼시 리는 20일 서울 청운동 하나은행 숙소에서 열렸던 삼성생명과의 연습경기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에 따르면 리바운드 장악력이 탁월했다. 골밑에서 다양한 공격기술도 갖췄다. 포스트업 이후 반 박자 빠르게 올라가는 훅슛은 일품이었다는 게 관계자의 평가.
박종천 감독은 "대학 시절 어깨를 다쳐 1년을 쉬었다. 지금은 나았다. 아직 근력을 더 끌어올리고 몸무게를 4~5kg 정도 더 빼야 한다"라고 했다. 정상적인 몸이 아닌 상태. 박 감독은 "개막 후 1~2주 정도 지나면 100% 몸 상태를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시점에서 첼시 리의 기량을 단언하긴 어렵다. 몸 상태가 완벽히 갖춰진 뒤 기량을 다시 체크해봐야 한다. 개막 후 다른 팀들과 1~2차례 맞붙은 뒤 상대의 분석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기본적인 테크닉과 파워는 국내 최상위권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것만으로 만년 하위권 하나은행이 다크호스로 도약했다고 봐야 한다.
▲관건은 1번+디펜스
전통적으로 국내 남녀프로농구 우승팀은 확실한 가드와 빅맨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하나은행의 높이는 매우 위력적이다. 사실상 외국선수 2명을 동시에 활용하는 듯한 효과를 본다. 신한은행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한다. 상대팀 입장에서 첼시 리와 샤데 휴스턴 중 1명은 국내선수가 맡아야 한다. 완벽한 미스매치를 누릴 수 있다. 또 다른 외국선수 버니스 모스비도 수월하게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다.
하나은행은 국내선수 신장도 괜찮다. 슈팅가드 강이슬은 180cm, 스몰포워드 김정은도 178cm. 신한은행과 함께 2~5번 빅 라인업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이들 모두 공격력이 수준급이라는 점에서 팀 화력이 업그레이드 됐다. 휴스턴과 리, 강이슬과 김정은의 득점이 고루 터진다면 남자농구판 오리온급 아우라를 발산할 수 있다.
관건은 포인트가드 공백. 신지현이 비 시즌 연습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최근 수술을 받아 올 시즌 출전이 쉽지 않은 게 너무나도 뼈 아프다. 하나은행은 신지현의 재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가의 재활기구를 구입, 조금이라도 복귀시기를 앞당기려고 한다. 물론 박 감독은 "없는 전력이다. 시즌 막판이라도 돌아오면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일단 신지현의 공백은 김이슬이 메운다. 박 감독은 "뭔가 만들어내겠다는 생각보다는 안정적으로 볼 배급을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안정감은 떨어진다. 물론 수비력이 좋은 염윤아를 가드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하나은행에선 2~5번에 비해 1번이 확실히 취약하다. 가드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 포워드, 빅맨의 득점력도 당연히 극대화될 수 없다. 지난 시즌 하나외환도 그랬고, 국내 남녀프로농구서 가드가 약한 팀이 우승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또 하나는 수비. 하나은행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가 많지 않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많지만, 1대1 수비력의 요령이 떨어지는 선수가 많다. 박 감독도 젊은 선수들의 1대1 수비력이 약하다고 수 차례 우려했었다. 리, 두 외국선수 역시 수비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지역방어 등 팀 디펜스로 개개인의 수비 약점을 최대한 만회해야 한다. 하나은행의 올 시즌 성패는 이 부분들에 달려있다. 다크호스에서 더 치고 올라가기 위한 조건이기도 하다.
[박종천 감독(위), 하나은행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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