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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성장판 MRI 검사로 구체적인 연령대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 U-17 축구대표팀이 지난 21일 칠레에서 열리고 있는 U-17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기니에 극적인 1-0 승리를 거뒀다. 브라질과의 1차전 1-0 승리에 이어 2연승에 성공한 대표팀은 남은 경기에 상관 없이 16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이번 대표팀은 98년생(17세)과 99년생(16세)로 이뤄져 있다. 만 17세 이하 월드컵의 자격 조건 상 한국 대표팀의 선수 구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들도 U-17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손목 성장판 MRI 검사’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팀도 4명의 선수가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지난 2003년부터 대회 참가 선수들의 정확한 나이 측정을 위해 MRI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연맹 산하 의료 평가 및 연구센터(F-MARC)에서 시행하며 나이를 측정하는 가장 공신력 높은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법은 이렇다. MRI 검사를 통해 성장판이 열려 있는 넓이를 1~6단계로 나눠 나이를 판별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성장판 성숙도가 높다. 따라서 6단계 판정을 받을 경우 U-17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 FIFA 공식 홈페이지 FIFA.com은 지난 2009년 10월 ‘손목으로 잡혔다(Caught by the wrists)’라는 기사를 통해 성장판 MRI 검사의 필요성을 밝혔다.
FIFA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손목 성장판을 X레이로 검사했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방사선 노출이라는 윤리적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MRI 검사로 방법을 바꿨다’며 ‘과거 X레이를 통한 검사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고 MRI 검사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FIFA가 손목 성장판 검사를 실시한 배경은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이지리아 U-17 대표팀이 일본을 9-0으로 대파했는데 이를 의심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기자가 나이지리아 선수 가운데 일부가 17세 이상임을 밝혀냈다. 그 중에는 결혼 후 아이까지 있는 선수도 있었다.
MRI 검사가 시행된 2003년부터 성과가 나왔다. 2003년 케냐 U-17 대표팀에서 18살이 넘는 선수가 발견됐고, 2010년에는 세네갈 대표팀에서는 3명을 적발해 퇴출시킨 적이 있다.
FIFA는 U-17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MRI 검사에 대해 ‘U-17 월드컵은 FIFA 주관 대회 중 가장 어린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즉,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부터 성장판 MRI 검사를 하면 이후 이들이 성장하면서 다른 대회에 출전할 때도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했다.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 사진 = AFPBBNEWS]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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