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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난 이미 죽었고, 내 발로 알아서 치워져 줄 마음은 조금도 없다. 날 치워봐라."('송곳' 이수인)
"잊지 말자. 난 어머니의 자부심이다.('미생' 장그래)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주말드라마 '송곳'이 첫 주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송곳'은 지난 24일 첫 방송 2.2%(닐슨코리아 제공)라는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그 관심도와 가능성을 입증했다. '송곳'은 네티즌들이 뽑은 '죽기 전에 봐야할 웹툰'으로, 최규석 작가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현재 4부를 연재하고 있는 인기작이다.
'송곳'의 1, 2회가 방영되자 "지난해 '미생' 이후 최고의 리얼리티 작품"이라며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아 기존의 웹툰 팬들의 인정을 받으며 시작한 작품이라는 공통점과 마치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 100% 배우들의 열연이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 송곳과장 이수인·햇병아리 장그래, 지현우&임시완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로, 푸르미 일동점 야채청과 파트 과장 이수인(지현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는 회사의 부당해고 조치에 저항하는 캐릭터로, '송곳'이라고 형상화된다. 그는 2회에서 자신을 가리켜 트럭에 곧 받칠 것 같은 '토끼'라고 표현하면서도, 너무나도 나약한 이미지에 "아니다. 노루 쯤이라고 해두자"라며 자신을 3자 입장에서 측은하게 바라봤다.
이수인은 차가워보이지만 이면에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는 캐릭터로, 부당하게 해고 위기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해고다"라고 말을 던지지 않고, 자신의 상사에게 "이것은 불법입니다"라며 뚫고 나온 송곳같은 성격을 보이며 앞으로 노조연합에 뛰어들 것을 예고했다.
'미생'의 장그래는 어떨까. 그는 바둑만을 목표로 26년간 살아온 캐릭터로, "뭐든 잘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하에 회사에 입사했지만, 김대리(김대명)에 의해 "그동안 뭐하고 살았어?"라는 독설을 들어야했고 그의 26년 인생은 '헛것'으로 표현됐다. 하지만 바둑에서 배운 꼼수와 묘수를 이용해 상대를 간파했고 자신의 강한 무기를 준비한, 세상 어디에도 없을 장그래였다.
▲ 싸늘한 시선, 사회는 '꽃'이 아닌 '전쟁'이다
'송곳'과 '미생'의 공통점은 1회부터 싸늘하게 보여진 화면 구성과 주요 인물들을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BGM이다. '미생' 방송 당시, 다소 차가워보이는 푸른 화질에 시청자들은 화면 조정을 해야하나, 라는 농담섞인 이야기도 오갔다. 그정도로 당시 김원석 PD는 불안한 심리묘사와 현실을 화면 색으로 표현했고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됐다.
'송곳' 또한 비슷한 구성이다. 부당해고 사실을 알지 못하는 푸르미 마트 사람들을 제외하면, 이수인과 구고신(안내상), 과장들의 모습과 특히 이수인에게 자격지심을 갖고 있는 부장 정민철(김희원)의 안색은 푸른 빛을 띈다. 또 정민철이 이수인에게 "모두 내보내세요"라며 불법 부당해고 지시를 하는 장면에서, 뒤편으로 햇빛이 드리워져 그의 얼굴이 더욱 악마처럼 보이도록 했다. 이 사회는 따뜻한 로코물이 아니라 싸늘하고 무서운 현실, 전쟁터라는 것을 잘 보여준 결과물이다.
▲ 신드롬으로 이어진 '명대사' 열전
'미생'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현실적인 캐릭터들의 사실감 넘치는 명대사들 때문이다. 원작 윤태호 작가의 명대사를 배경으로 정윤정 작가, 김원석 PD가 만나 극적인 감동을 선사해 종영 후에도 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송곳' 또한 제2의 '미생'이라는 수식어답게 새로운 명대사들이 등장할 조짐이다. 앞서 2회분의 방송에서 지현우의 읊조리는, 하지만 강단있는 내레이션들은 방황하고 갈등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삐져나온 송곳처럼 앞으로 통쾌한 반격을 예고했다.
['송곳'·'미생' 포스터. 사진 = JTBC-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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