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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구단에 포스팅 시기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롯데 구단 측은 25일 오전 "손아섭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 참가를 허용키로 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KBO에 손아섭의 포스팅을 정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손아섭에 이어 황재균까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처지였다. 그런데 KBO규약 104조 1항에 따르면 구단은 KBO에 현역선수로 등록한 뒤 KBO에서 정규시즌 7시즌 이상 뛴 선수에 대해 총재에 사전 승인을 얻어 해외 구단에 해당 선수와의 계약을 양도할 수 있다. 104조 2항에서는 '제1항에 따라 해외 구단에 양도할 수 있는 선수는 1년에 한 명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심사숙고 끝에 손아섭을 택한 것.
손아섭은 올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7리(445타수 141안타) 13홈런 54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853경기 타율 3할 2푼 3리 79홈런 413타점으로 출루율 3할 9푼 8리. 롯데는 손아섭과 황재균의 최근 5년간 개인 성적, 팀 기여도의 척도인 연봉, KBO 대표팀 발탁 및 언론의 시각에서 판단하는 골든글러브 수상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심사숙고 끝에 손아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손아섭은 프리미어12 참가를 위해 출국해야 한다. 그런데 대회 종료 이틀 뒤인 23일 4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한다. 퇴소는 12월 18일. 만약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게 되면 손아섭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야 하는데, 훈련소에서 계약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답답하다.
26일 서울 독산동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첫 소집에 모습을 드러낸 손아섭은 "일단 에이전트와 구단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최대한 (포스팅) 시기를 늦추고 싶다. 구단에 요청했으니 잘 참고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11월 초에는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해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12월에 하는 게 가장 좋다. 일단 요청을 해놓고,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곧 답이 나오지 않겠냐"며 "모든 건 내가 감수해야 한다. 구단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든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 모든 건 하늘에 맡겼다. 계약은 내가 해야 한다. 훈련소 안에서 계약할 수는 없다. 구단과 상의해서 최대한 늦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 KBO 정금조 육성운영부장은 "손아섭 포스팅 시기를 12월로 늦춘다고 해도 황재균이 못 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롯데 구단도 "손아섭의 계약이 결렬되면 황재균에게도 기회를 준다고 약속했다. 기간을 고려하지 않은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가 예정대로 한국시리즈 종료 후 KBO에 손아섭의 포스팅을 요청하면 다음 단계는 이렇다. KBO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손아섭을 MLB 30개 구단에 포스팅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후 MLB 사무국은 포스팅 후 4일(토·일요일 제외) 이내에 최고액을 응찰한 구단을 KBO에 통보한다. KBO는 롯데 구단의 수용 여부를 MLB 사무국에 4일 이내로 알려줘야 한다.
이후 롯데 구단이 최고 응찰액을 수용하면 해당 메이저리그 구단은 손아섭과 1개월간 독점 계약 교섭권을 가진다. 만약 롯데 구단이 응찰액을 수용하지 않으면 손아섭에 대한 포스팅 공시는 철회된다.
[손아섭이 소집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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