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믿을 건 방망이와 발이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는 3인방(윤성환, 임창용, 안지만)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3인방의 공백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류중일 감독 부임 후 가장 약한 전력으로 통합 5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3인방이 빠지면서 마운드가 붕괴됐다. 계산이 불가능한 상태.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어드밴티지가 사라졌다.
선발진은 알프레도 피가로, 장원삼, 타일러 클로이드로 운영된다. 그러나 셋 다 현재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지 않다. 중간계투는 심창민과 차우찬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다. 심지어 심창민은 1~2차전서 크게 흔들렸다. 차우찬 역시 제구에 기복이 있는 편이라 매 경기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결국 삼성의 통합 5연패는 타자들에게 달렸다. 타자들이 두산 마운드를 넘지 못하면 우승은 쉽지 않다.
▲타선 명암
삼성 타선은 지난 3~4년간 한국시리즈 1~2차전서 고전했다. 정규시즌 우승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약 3주 정도의 실전 공백이 있었기 때문. 자체 청백전을 꾸준히 치르면서 한국시리즈에 대비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한국시리즈는 희망적이다. 1차전서 삼성 타선은 활발했다. 11안타와 4볼넷으로 9점을 뽑아냈다. 류중일 감독 부임 후 한국시리즈 1~2차전 최다 득점.
물론 2차전서 침묵하긴 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두산 마운드가 아닌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당했다. 현 시점에서 니퍼트는 누구도 제대로 공략하기 어렵다. 때문에 니퍼트 공략에 실패했다고 해서 삼성 타선의 전체적인 감각이 떨어졌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실제 니퍼트가 물러난 뒤 삼성 타선은 8회와 9회 윤명준과 이현호에게 합계 3안타 1득점하며 나름대로 공략해냈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지난 2~3년간의 한국시리즈보다 더 좋은 수준.
앞으로의 상황도 나쁘지 않다. 니퍼트는 이미 포스트시즌 4경기서 30이닝을 소화했다. 현재로선 5차전 구원 혹은 6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그때쯤이면 니퍼트도 힘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른 투수들도 이미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감각과 흐름이 나쁘지 않은 삼성 타선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두산 타자들과의 승부서 유리하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삼성 타선은 배영섭과 구자욱이라는 주전급 대타요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박한이와 박해민 대신 선발 출전할 수도 있다. 즉, 상황과 주변환경에 따라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몇몇 개개인의 타격감은 좋지 않다. 4번 최형우와 6번 이승엽이 그렇다. 최형우는 1~2차전서 9타수 1안타, 이승엽은 1~2차전서 8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에 그쳤다. 타격감이 동료들보다 저하된 상태다. 또한, 두산 투수들이 두 간판 타자들에게 치기 좋은 공을 줄리 만무하다. 삼성 타선의 득점력 극대화는 이 부분에 달려있다.
▲기동력
삼성은 정규시즌 157도루로 팀 도루 2위를 차지했다. 111개로 팀 도루 6위에 그친 두산에 크게 앞섰다. 박해민 김상수 나바로 구자욱 배영섭 등이 누상에 나가면 언제든지 2루와 3루를 훔칠 수 있다. 실제 한국시리즈 2차전서 김상수와 박해민이 나란히 도루 1개씩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1~2차전서 도루를 기록하지 못했다.
삼성은 마운드가 불안한 상황서 발 야구로 득점력을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다. 2차전 김상수와 박해민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했다. 두산 야수들의 베이스커버 타이밍이 조금씩 맞지 않았다. 그리고 양의지는 발톱 미세 골절 이후 몸의 밸런스가 약간은 무너진 상태. 심지어 두산 내야진은 삼성보다 체력적 부담이 있다. 여러모로 삼성이 기동력을 발휘하기가 좋은 환경.
류중일 감독은 큰 경기서 작전 구사에 신중하다. 상대가 극도로 견제하는 상황서 작전구사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흐름이 꺾이는 걸 잘 안다. 결국 연속안타와 기동력이 적절히 발휘, 득점력 극대화로 마운드 약점을 메워야 한다. 삼성이 통합 5연패에 성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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