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과 두산의 고민은 같다.
부실한 중간계투다. 한국시리즈 1~2차전서 여실히 드러났다. 두 팀 모두 중간계투진 자체가 계산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경기 후반 흐름을 좀처럼 예측할 수 없다. 현 시점에선 3차전 이후 전망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2차전서 두산이 일방적으로 이겼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더스틴 니퍼트가 삼성을 이긴 것이다. 니퍼트를 제외하면 양 팀 선발진과 타선, 불펜진의 무게감은 엇비슷하다. 때문에 3차전 이후 승부는 2차전보다는 1차전처럼 역전이 거듭되는 극심한 타격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불펜을 극적으로 안정시키는 팀이 유리하다.
▲심창민과 함덕주
삼성은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연루된 안지만과 임창용이 빠져났다. 실전서 그 부작용이 여실히 드러났다. 1차전도 이겼지만,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심창민과 차우찬을 더블 마무리로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1차전서 1⅔이닝 무실점한 차우찬에 비해 공 3개로 2안타를 맞은 심창민은 상대적으로 불안했다. 심창민은 2차전서도 ⅓이닝 1볼넷 1실점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심창민은 사이드암이면서도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갖고 있다.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을 두루 구사한다. 하지만, 제구가 상대적으로 들쭉날쭉하다. 지난 1~2차전서는 타자들에게 치기 좋은 높이로 구사되는, 일종의 밋밋한 공이 있었다. 심창민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삼성 필승계투조에 믿을만한 투수는 차우찬 뿐이다. 그러나 차우찬이 잔여 경기 후반부에 모두 나선다고 해도 항상 2~3이닝씩 소화할 수는 없다. 더구나 차우찬은 4차전 선발 가능성도 열려있다. 윤성환이 빠져나간 선발진 역시 허약해졌기 때문이다.
함덕주도 마찬가지. 올 시즌 메인 셋업맨으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기복도 있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수 차례 불펜 세부적 보직이 바뀌는 도중에도 굳건했다. 벌크업에 성공하면서 구위가 좋아졌다. 하지만, 경기운영능력 등 세부적인 테크닉은 여전히 보완해야 한다. 결국 생애 첫 포스트시즌서 고전 중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총 5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30.86. 1차전서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얻어맞은 스리런포가 함덕주로선 충격적이었다.
두산 불펜은 이미 포스트시즌서 11경기를 치렀다. 에이스 니퍼트가 책임졌던 4경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7경기서 강행군을 펼쳤다. 더구나 플레이오프 막바지부터 마무리 이현승이 2~3이닝씩을 소화하고 있다. 잔여경기서 구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함덕주가 이현승의 몫을 효율적으로 분담하지 못하면 두산 불펜은 점점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극심한 타격전?
양 팀의 마무리이자 불펜 최후의 보루 차우찬과 이현승도 계속 압도적인 피칭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 일단 차우찬은 공 자체로 두산 타자들을 압도한다. 하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하는 스타일이다. 1차전 9회서도 2사를 잡은 뒤 순간적으로 난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때 두산 타자들이 침착하게 대응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이현승은 플레이오프 막판부터 2~3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두산은 삼성과 같은 고민을 이미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안고 있었다. 그 부작용이 3차전 이후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삼성 타자들은 1차전서 이현승의 직구 공략에 별 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당시 이현승은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썩 좋지 않았다.
결국 선발투수가 완투를 하지 않는 잔여 한국시리즈서 경기 막판 흐름이 요동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셋업맨이 사실상 실종되면서 중간계투진 자체가 너무나도 허약하다. 더구나 니퍼트를 제외하면 양 팀에 타자를 완벽히 압도하는 선발투수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3차전부터는 엄청난 타격전이 막이 오를 전망. 그 누구도 시리즈 흐름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양 팀 모두 미친 투수가 필요하다.
[함덕주(위), 심창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