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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이제는 ‘계륵’을 넘어 ‘골칫거리’가 된 멤피스 데파이(21)다.
맨유는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올드 트래포드서 벌어진 미들즈브러와의 2015-16시즌 캐피털원컵 16강전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탈락했다. 동시에 오랜 만에 기회를 잡은 데파이의 반전 찬스도 산산이 부서졌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체력 안배를 위해 제임스 윌슨, 안드레아스 페레이라, 제시 린가드 등 그동안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데파이도 마찬가지였다. 팀 철학에 맞지 않는다며 한 동안 판 할 감독의 외면을 받았던 데파이다. 리그컵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잠재울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실망만 더했다. 패스는 부정확했고 드리블은 성공률은 떨어졌다. 덩달아 슈팅 타이밍마저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한 차례 헛발질은 현재 데파이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준 결정적 장면이었다.
지난 여름 데파이의 등장은 맨유 팬들을 흥분시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서 판 할 감독과 함께 보여준 활약과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득점왕(22골)에 빛나는 경력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이후 화려한 윙어에 목말라있던 올드 트래포드 팬들에게 단비와도 같았다. 심지어 데파이는 플레이스타일과 무회전 프리킥까지 호날두를 연상케 하며 기대감을 더했다. 실제로 유투브 영상에 보여진 데파이의 활약은 새로운 7번의 등장을 알리는 것처럼 보였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프리시즌에서 9번을 달고 세컨 스트라이커 역할을 소화한 데파이는 몇 차례 번쩍이는 플레이로 가능성을 엿보였다. 오히려 같은 시기 10대 선수 최고액을 기록하며 맨유에 입단한 앙토니 마샬의 이적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데파이는 겉돌았다. 당당하게 구단에 7번을 요청한 그는 호날두가 뛰었던 왼쪽 날개까지 꿰찼지만, 실제 경기력은 70번에 어울릴 법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데파이 영입에 공을 들였던 판 할의 인내심이 바닥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록도 우울하다. 프리미어리그 8경기에서 589분을 뛰었지만 단 1골에 그쳤다.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평가도 팀 평균을 밑도는 6.62점이다. 마샬(7.71점)의 마샬과의 차이가 크다. 이 매체는 데파이에 대해 “볼 소유와 수비에서 약점이 두드러진다”고 혹평했다.
기대했던 데파이가 수준 이하의 플레이를 펼치면서 판 할의 고민도 커졌다. 공격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날전 0-3 대패 후 판 할은 데파이를 벤치로 내리고 마샬을 왼쪽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루니를 원톱에 세웠다. 측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다.
에버턴전은 효과가 있었다. 루니가 골맛을 봤고 마샬이 펄펄 날면서 3-0으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어진 맨체스터 더비에선 최전방 루니의 한계를 경험했다. 마샬이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주장이 재기된 이유다. 데파이로 인해 맨유의 공격 퍼즐이 계속해서 어긋나고 있다.
영국 언론에선 벌써 데파이의 방출설까지 거론하며 판 할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사디오 마네(사우스햄튼) 등이 올 겨울 이적시장서 맨유의 새로운 타켓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어쩌면 이제 21살인 데파이에겐 너무 혹독한 평가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반전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경기력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의 언행까지도 지적 받고 있다 판 할이 팀 철학을 요구하면서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맨유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데파이다.
[멤피스 데파이.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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