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의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 결국 두 차례 희생번트와 한차례 기습번트 성공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두산이 29일 삼성과의 3차전서 이겼다. 두산은 4회 2득점, 5회 1득점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이때 뽑아낸 점수 모두 희생번트와 연관이 있었다. 희생번트 작전이 성공한 뒤 만들어진 점수이기 때문. 두산은 이때 뽑아낸 점수를 잘 지켜내며 승리했다.
올 시즌 두산은 희생번트 75개로 LG와 함께 공동 6위였다. 김태형 감독은 희생번트보다는 선 굵은 야구를 추구했다. 되도록 희생번트 작전을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 두산 타선의 특성을 감안하면 굳이 아웃카운트 1개를 소비하는 희생번트는 효율적이지 않은 경향도 있다. 두산 대부분 타자는 개개인의 타격 테크닉이 뛰어나다. 확실한 한 방 능력을 갖춘 타자는 많지 않지만, 정교한 타격능력을 갖췄다. 기본적으로 두산 타선은 연타능력이 검증됐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은 성격이 다르다. 매 순간이 긴박한 승부처다. 찬스에서 대량득점이 아니더라도 1~2점씩 뽑아내며 흐름을 장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이날 3차전서 번트 작전이 돋보였다. 김태형 감독의 착실한 희생번트 주문과 오재원, 민병헌의 작전 수행능력이 돋보였다.
0-1로 뒤진 4회말. 삼성 선발투수 타일러 클로이드가 흔들렸다. 김현수와 양의지가 연이어 볼넷을 골랐다. 오재원이 투수 쪽으로 느린 희생번트를 댔다. 1사 2,3루를 만들었다. 후속 박건우가 2타점 역전 결승적시타를 날렸다. 오재원의 번트 하나가 승부 흐름을 뒤바꾼 것이다. 2-1로 앞선 5회말에도 무사 1,2루 찬스서 민병헌이 3루 방면으로 깔끔하게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삼성 벤치는 김현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만루 작전을 펼쳤지만, 후속 양의지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결국 번트 작전이 점수로 연결됐다.
6회 2득점도 불씨는 번트였다. 1사 1루 상황서 김재호가 심창민을 상대로 초구에 3루 방면으로 기습번트를 댔다. 타구가 묘하게 흘렀다. 좌측 파울라인을 타고 3루 베이스 방면으로 천천히 굴렀다. 삼성 3루수 박석민은 기다렸다. 타구가 파울라인을 벗어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그러나 타구는 3루 베이스를 맞았다. 결국 번트 안타가 됐다. 흔들린 심창민은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 상황서 허경민이 평범한 2루수 병살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나바로가 무리하게 홀로 더블플레이를 시도하다 1루에 악송구를 범했다. 두산은 상대 실책으로 2점을 달아났으나 김재호의 번트 안타가 심창민과 삼성 내야진을 뒤흔든 건 분명했다.
결국 두산은 쉽게 승부를 갈랐다. 2개의 희생번트, 1개의 번트안타로 웃었다.
[민병헌.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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