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인턴기자]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의 두산에는 더욱 그렇다.
두산 베어스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서 상위타선의 고른 활약과 불펜의 호투 속에 4-3으로 승리했다. 지난 1차전 패배 후 내리 3연승을 거두며 KS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두산은 지난 2001년 우승 이후로 14년 만에 KBO리그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사실 14년이라는 숫자는 두산에게 어울리지 않는 숫자다. 두산이 프로야구 출범 이후 OB 베어스 시절을 포함, 무려 18번이나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가을의 단골손님이기 때문.
이번 PS 역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넥센과 NC를 물리치고 KS까지 올라왔다. 거기에 모자라 삼성을 1승 3패 벼랑 끝에 몰리게 하며 가을강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내는 중이다. 그러나 우승에 단 1승만 남았다고 설레발은 금물이다. 두산은 최근 PS 역스윕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첫 번째 기억은 지난 2009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하며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롯데를 3승 1패로 손쉽게 제압했다. PO 상대는 2위 SK. 당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두산은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가져가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겼다.
그러나 3차전 연장전에서 나온 정수빈의 결정적 실책으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이후 4차전과 5차전을 모두 내주며 먼저 2승을 거두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해 KS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삼성과의 KS에서 두 번째 역스윕의 좌절을 맛봤다. 당시에도 지금과 상황이 유사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준PO에서 넥센을 상대로 3승 2패를 기록, 극적으로 PO에 진출했다. PO 상대는 잠실 라이벌 2위 LG. 그러나 PO에서도 가을 야구 단골손님의 여유를 과시, 3승 1패로 대구행을 결정지었다.
두산의 기세는 무서웠다. 대구에서 2승을 거두고 잠실로 올라온 두산은 3차전에서 2-3으로 패했지만 4차전을 가져가며 KS 우승에 성큼 다가갔다. 당시에도 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고 두산은 승승장구했다. 대부분 언론도 두산의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5차전부터 7차전까지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아쉽게 PS을 마감했다. 치욕적인 역스윕이었다.
역스윕의 기억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5차전 승리가 필수적이다. 흐름상 5차전을 내주면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두산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할 수 있다. 이에 두산 김태형 감독은 4차전 승리 후 “총력전이다. 상황 봐서 니퍼트가 들어갈 것”이라며 KS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두산이 5차전 승리로 역스윕 악몽 탈출과 14년 만의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두산은 5차전 선발로 유희관을 내세운다.
[두산 선수들(위), 2013년 KS 두산 선수들(가운데).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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