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승1패.
2013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서 만난 삼성과 두산. 2년 전과 이번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의 결과가 같다. 3승1패로 두산의 리드. 2년 전에는 두산이 1~2차전을 모두 잡은 뒤 3차전서 삼성이 반격했고, 4차전서 다시 두산이 승리했다. 이번에는 삼성이 1차전을 잡은 뒤 두산이 2~4차전을 내리 따냈다.
4차전까지의 결과만 보면 두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2년 전에는 삼성이 5~7차전을 거짓말같이 연이어 잡아내며 통합 3연패를 일궈냈다. 이번에는 어떤 결말이 나올까. 객관적 전력, 양 팀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2년 전과 같은 결말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분명한 건 두산이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는 점, 그리고 삼성의 통합 5연패에 먹구름이 끼였다는 점이다.
▲2년 전 삼성이 아니다
삼성 김태완은 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4차전까지 1승3패로 밀렸는데 선수들의 표정이 평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경기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랐다"라고 털어놨다. 절체절명의 승부를 숱하게 치러봤고, 이겨냈다. 동요는 없었다. 삼성만의 힘과 DNA가 절정이었던 시절. 류중일 감독도 30일 4차전 직전 "2년 전에는 1승3패가 된 뒤에도 5차전만 잡으면 대구에 가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심리적으로 쫓길 이유가 없었다. 2년 전에는 전력 자체가 강했다. 오승환 배영수 권혁 등 최근 1~2년간 빠져나갔던 선수들이 고스란히 있었다. 현재 불법도박으로 빠져나간 윤성환과 안지만도 건재했다. 삼성은 2년 전 5차전서 윤성환을 내세웠으나 좋지 않았다. 이후 류 감독은 안지만을 3회에 투입했고 6차전 선발 릭 밴덴헐크까지 구원투입, 역전승을 일궈냈다. 그리고 6차전서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무너뜨렸고 여세를 몰아 7차전까지 잡아냈다. 돌아보면 마운드 자원이 풍족했다. 활용 가능한 카드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타자들도 편안하게 두산 투수들을 공략했다. 일종의 선순환 효과.
그러나 지금 삼성은 2년 전보다 약하다. 위에 언급된 선수들은 팀을 떠났거나 불명예스럽게 이번 한국시리즈에 참가하지 못했다. 삼성 특유의 필승카드가 사실상 사라졌다. 5차전 장원삼, 6차전 타일러 클로이드, 7차전 알프레도 피가로가 선발로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한국시리즈서 단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해내지 못했다. 윤성환 공백으로 로테이션 간격이 좁아진 것에 대한 부담도 안고 있다. 결정적으로 이들의 뒤를 받쳐줘야 할 불펜에 여유가 없다. 핵심이자 유일한 필승불펜 차우찬이 4차전서 3⅓이닝 54구를 소화했다. 당장 5차전서 선발 장원삼 뒤에 등판할 투수가 마땅치 않다. 차우찬이 또 나설 수 있지만, 구위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타선은 2년 전보다 강해졌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가 크게 약화되면서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야 한다는 마음에 타석에서 쫓기는 인상이 강하다.
▲방심하지 않는 두산
두산이 2013년에 3승1패로 앞선 뒤 역스윕을 당한 건 여러 이유가 있다. 근본적으로 삼성 타선을 제어할 정도로 마운드가 막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현장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던 부분이 벤치의 용병술. 두산은 5차전서 3회 윤성환을 공략하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투수교체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3차전 선발 유희관이 벤치 미스로 4회 도중 교체됐다. 그렇게 많은 체력 소모를 하지 않았다. 5차전서 유희관은 충분히 구원 투입될 수 있었다. 어차피 7차전 선발로 내정돼있었다. 결과적으로 두산은 당시 유희관 투입 타이밍을 놓치면서 흐름을 잡지 못했고, 결국 5차전을 내줬다. 삼성에 시리즈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태형 감독은 2년 전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한다. 김 감독은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지만, 전혀 방심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후 "상황에 따라 니퍼트를 5차전 구원으로 내세울 수 있다"라고 했다. 27일 2차전서 7이닝을 소화했던 니퍼트는 2일 6차전 선발이 내정됐다. 그러나 김 감독으로선 5차전 승부처를 장악하기 위해, 혹은 이길 수 있는 흐름이 만들어질 때 니퍼트를 투입, 삼성의 추격 불씨를 애당초 차단하겠다는 심산이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과는 달리 이번 한국시리즈서 희생번트를 적절히 사용한다. 단기전 특성상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쉽지 않다. 상대 마운드도 전력을 다한다. 대량득점이 쉽지 않다. 김 감독은 단기전 특성에 맞춰 작전야구를 가미했다. 또한, 적절히 타순을 바꿔가며 팀 공격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간계투진의 약점도 상황에 맞게 적절히 보완하며 감독 데뷔 첫 시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 앞에 뒀다.
주변 환경과 전력의 미묘한 변화를 살펴보면 2년 전 3승1패와 지금의 3승1패는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 통합 4연패에 빛나는 삼성이 5차전서 극적으로 각성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하지만, 2년 전과는 달리 지금은 두산의 기세와 흐름이 확실히 좋다. 반면 삼성은 악재가 가득하다.
[두산 선수들(위, 아래), 삼성 선수들(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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