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은 2년 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1승3패로 뒤졌다. 이번에도 두산에 4차전까지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삼성은 2년 전 두산에 밀릴 게 없었다. 파격적인 전술 활용도 가능했다. 갖고 있는 카드가 많았다. 패배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는 자체적인 장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 갖고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는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의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는 너무나도 뼈아프다. 윤성환이 선발진에서 빠지면서 알프레도 피가로 장원삼 타일러 클로이드 3인 체제. 타이트한 등판 간격으로 불펜 아르바이트가 쉽지 않다. (단기전서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전술.)
안지만과 임창용의 제외로 필승계투조 자체가 붕괴됐다. 심창민은 약간 불안하다. 차우찬 홀로 중간계투와 마무리까지 떠맡는 형국. 불펜 운영의 여유가 사라졌다. 차우찬은 30일 3차전서 3⅓이닝 54구를 소화했다. 당장 31일 4차전서 장원삼 이후 등판할 투수가 마땅치 않다.
▲묘수 없는 마운드 운영법
삼성은 1승2패로 뒤진 상황서 4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벼랑 끝에 몰리는 걸 경계, 4차전 선발로 내정됐던 정인욱 대신 알프레도 피가로를 투입했다. 두산 선발은 가장 약한 이현호. 류중일 감독은 피가로가 1차전에 이어 4차전서도 150km을 밑도는 구속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자 차우찬을 조기 투입했다. 이해되는 시나리오.
그런데 결과적으로 패배하면서(타선이 너무나도 터지지 않았다.) 차우찬마저 소모했다. 3⅓이닝 54구를 소화한 차우찬은 31일 5차전 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3차전과 같은 구위를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결국 차우찬 외에는 믿고 맡길 필승카드가 없다는 게 딜레마다. 류 감독은 3차전 직전 "상황에 따라 백정현이나 정인욱을 대기시킬 수도 있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두 사람은 지고 있을 때 등판하는 추격조. 5차전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투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과적으로 선발진도 불안한데 불펜은 더더욱 불안하다.
5차전을 이기더라도 6~7차전이 문제다. 클로이드, 피가로가 선발로 나선다. 그러나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구위, 제구, 경기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그렇다. 클로이드와 피가로는 등판간격도 니퍼트, 장원준보다 짧아 상대적으로 구위가 일찍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 강판 후 불펜 운영은 또다시 1~5차전과 같은 고민에 직면할 것이다. 결국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공백을 100%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 실전서 그 공백을 절감하고 있다.
▲큰 부담 짊어진 타선
주장 박석민은 미디어데이 때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아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각오는 결연했다. 그러나 1차전 9득점 이후 2차전부터 거짓말같이 집단 침묵 중이다. 찬스는 곧잘 만들어낸디. 하지만, 시원스러운 적시타와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 삼성 나바로, 최형우, 박석민 클린업트리오는 46타수 8안타 타율 0.174에 불과하다. 특히 4번 최형우는 17타수 2안타에 홈런과 타점은 단 1개도 없다. 중심타선이 꽉 막히면서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선과의 시너지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
결과적으로 찬스에서 점수를 많이 뽑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과도한 부담감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삼성 타자들은 정규시즌서 찬스 때 평소보다 더욱 공격적인 타격으로 상대 마운드를 압박했다. 지금 삼성 타자들은 두산 투수들에게 끌려 다니는 인상이 강하다. 이 역시 마운드 3인방의 부재가 불러온 부작용.
류중일 감독은 "5차전도 4번타자는 최형우"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현재 삼성 타자들의 뚝 떨어진 타격감은 극단적인 타순 변화가 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한편으로 5차전부터는 벤치의 적극적 개입도 필요하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내내 타선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 고전했던 두산이 이번 한국시리즈서 적절한 희생번트로 재미를 봤던 건 삼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4차전서 윤성환 임창용 안지만 공백은 여실히 드러났다. 삼성은 그 공백을 메우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부작용도 노출했다. 두산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1패 뒤 내리 3승을 챙겼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가 너무나도 힘겹다.
[KS 엔트리 제외 3인방(위), 삼성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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