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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그런 가사 내용을 X창 인생이라고 하거든요.”
방송에서 막장 이상의 충격적인 내용이 오가는데, 이 와중에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측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을 통해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이 같은 민망한 자화자찬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신화 김동완이 난데없이 네티즌들에게 악풀 폭격을 받는가 하면, 유명 BJ들로부터 ‘X창’ ‘퇴물’등의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일 밤 가수 윤종신, 뮤지가 진행을 맡은 아프리카TV ‘형만믿어’에 첫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봉변을 당한 것.
인터넷 방송은 네티즌들과 실시간으로 또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보다 더 자유롭게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형만 믿어’는 이런 강점을 살린 프로그램이다. 실력은 있지만 아쉽게 묻힌 뮤지션을 재조명하는 신개념 음악 토크쇼로,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실검 1위, 차트 역주행’을 목표로 아프리카TV 유저들과 함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뮤지션을 홍보한다.
그러나 걸러지지 않은 악플과 욕설들이 쏟아진다는게 부작용이다. 그리고 이 치명적인 약점은 ‘형만 믿어’에서 어김없이 드러났다.
우선 유명BJ 백설양은 김동완의 솔로곡 ‘I’M FINE’의 가사에 대해 “그런 가사 내용을 X창 인생이라고 한다. 나도 공감이 간다”는 막말을 내뱉어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BJ철구 역시 “아프리카 방송을 하려면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한다. 퇴물 소리도 쿨하게 넘겨야 한다”는 예의에 어긋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여러 네티즌들도 셀 수 없이 많은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 그야 말로 ‘막장’이었다.
이 방송을 본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김동완 소속사 측에 항의했다. 윤종신 트위터에 직접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팬들도 있었다.
결국 김동완 소속사 측은 공식 페이스북에 “금번 방송의 취지는 신곡들이 메이저 음악서비스 차트에의 진입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여 많은 인터넷 유저들이 합심하여 좋은 노래를 더 많이 알리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방송에서도 지속적으로 언급된 바와 같이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의 모순 등을 부각 시키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좋은 노래를 소개하고자 하였으나 악성 댓글 등으로 인해 김동완의 명예와 품위에 손상을 입힌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윤종신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제 미숙한 진행으로 초대된 김동완 군과 팬 여러분께 불편한 감정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핑계는 없습니다. 좀 더 깊게 배려했어야 했는데 제 생각이 짧았던 점 인정합니다. 동완군을 생각하는 마음이 큰 사람으로서 저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건, 이 같은 논란과 불만이 들끓는 상황에서도 윤종신 소속사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측은 ‘형만 믿어’를 홍보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점이다. 미스틱 측은 3일 오전 10시께 ‘형만믿어’ 첫 방송이 화제를 일으켰으며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다.
심지어 “‘첫 게스트 김동완 작정하고 밀어줬다!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 음원차트 검색어 상위권 진입 ’아프리카TV 유저의 힘‘”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김동완이 ’형민 믿어‘에서 아프리카 유저들로부터 악플 폭격을 당하고, 심지어 그들로부터 “1위를 하면 신화를 탈퇴하라”는 말까지 들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하다.
또 미스틱 측은 이 보도자료에서 “‘형만 믿어'는 본격적으로 김동완 몰아주기를 시작했다. 포털사이트 김동완 검색부터 시작해서, 최대 음원 사이트 김동완, ’아임 파인‘ 검색, 뮤직비디오 감상, 라이브 무대, 인기 BJ(철구, 백설양, 까루) 전화연결, 엠씨 지인(하하, 유세윤,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 레인보우 지숙, 장동민 등) 전화 연결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김동완을 알리고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동완 소속사가 사과하고 MC 윤종신이 책임을 인정한다고 밝힌 입장과는 전혀 반대되는 내용이다. 이 같은 미스틱 측의 무조건적인 프로그램 홍보와 게스트를 배려하지 못한 자화자찬은 보는 이들을 더욱 불쾌하게 했다.
‘형만 믿어’는 미스틱이 주장한 ‘빅재미’가 아닌 ‘빅불쾌’만을 선사했는데, 네티즌들의 상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 같은 칭찬은 인터넷 방송에 대한 거부감만 키웠을 뿐이다.
[사진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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