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GC와 동부가 심상찮다.
2라운드 막판으로 치닫는 프로농구. 선두 오리온과 2위 모비스가 일찌감치 2강을 형성했다. 그리고 KGC, 삼성, KCC, 동부가 중위권을 형성한 상태. 그런데 이 그룹은 오래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 KGC와 동부가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고, 호재가 있기 때문. 이미 KGC의 경우 2위 모비스에 단 2경기 뒤졌을 뿐이다. 최근 4연승의 동부도 KGC에 단 2경기 뒤졌다.
KGC와 동부가 시즌 중반 상위권 지형도를 뒤흔들 핵심세력으로 도약할 조짐이다.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삼성과 KCC는 상위권을 위협할 기본 전력을 갖췄지만, 몇몇 세부적인 약점들로 인해 오리온과 모비스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KGC와 동부가 상위권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부상자 회복+오세근 복귀
KGC는 멤버 구성만 보면 국가대표급. 그러나 항상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2~3시즌 동안 100%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상범 전 감독의 미스터리한 경질과 한 시즌만에 나간 이동남 전 감독대행, 올 여름 전창진 전 감독 사태까지. 팀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결국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조금씩 추락했다.
김승기 감독대행 체제로 갑작스럽게 시작한 올 시즌. 개막 4연패로 시작했다. 김 감독대행도 시행착오를 겪었고, 강병현 박찬희 양희종 등 부상자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오세근과 전성현이 불법도박 연루로 빠져나갔고, 이정현은 대표팀에 차출됐다. 결국 1라운드는 4승5패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개막 4연패 후 계속 2승1패 패턴을 반복, 승률 5할을 넘겼다. 2라운드를 6승3패로 마감하며 희망을 부풀렸다. 주축 강병현, 박찬희, 양희종 등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지면서 기량을 회복했다. 특히 앞선에서의 압박이 리그 최강인 박찬희와 1대1 수비력이 뛰어난 양희종이 살아나면서 수비조직력이 좋아졌다. 이정현은 득점 폭발력이 더 좋아졌다. 대표팀에서 백업 슈터로 뛰었지만, 수준 높은 상대들과 부딪히며 기량 발전을 일궈냈다. 여기에 오세근마저 곧 가세한다. 항상 부상에 발목이 잡혔지만, 파워와 테크닉에서 KBL 최고 빅맨. 그럴 경우 운동능력에 비해 센스가 약간 부족한 찰스 로드의 세밀한 약점마저 메울 수 있다. 한 마디로 포지션별로 부족함이 없어진다. 오리온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구성.
▲맥키네스 가세+김주성 복귀
지난 시즌 통합 준우승을 차지한 동부. 올 시즌 스타트는 최악이었다. 윤호영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했고,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김주성마저 발가락 골절로 한 동안 쉬었다. 로드 벤슨이 3시즌만에 복귀했지만, 골밑 수비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외국선수 라샤드 제임스는 볼을 질질 끄는 습관이 조직력에 해를 끼쳐 퇴출됐다. 결국 2라운드 초반 5연패에 빠져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2라운드를 4승5패로 마쳤다. 5연패 후 잔여 4경기를 모두 잡았다. 특히 최근 전자랜드와 KT전은 완승이었다. 극적으로 몇 가지 상승요인이 결합, 지난 시즌의 위력을 완벽히 되찾았다. 우선 대체 외국선수 웬델 맥키네스의 활약이 좋다. 2014-2015시즌 KGC서 뛰었던 맥키네스는 동부에서의 활약이 더 좋다. 김영만 감독은 골밑 플레이가 가능한 맥키네스에게 적극적으로 골밑 공략을 주문했다. 맥키네스와 벤슨이 동시에 뛰는 3쿼터에 골밑 무게감이 확 올라갔다. 여기에 김주성이 복귀하면서 골밑 수비력도 보강됐다. 이중, 삼중 보호막을 구축, 상대 팀으로선 골밑 돌파가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 결국 동부 골밑은 극적으로 지난 시즌과 비슷한 위력을 되찾았다.
동부는 두경민 허웅 백코트 듀오가 지난 시즌에 비해 성장했다. 플레이에 군더더기가 사라진 두경민, 득점력이 올라간 허웅이 외곽에서의 약점을 많이 메웠다. 여전히 확실한 외곽슈터가 부족한 느낌은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포지션 밸런스는 지난 시즌보다도 좋다. 결국 자연스럽게 조직력이 강화되고 있다.
▲상위권 공통점과 변수
KGC와 동부 상승세의 공통점은 골밑 강화다. 부상자들의 정상 복귀, 외국선수의 교체로 극적인 전력강화를 일궈냈다. 사실 2위 모비스도 리오 라이온스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뒤 정통빅맨 아이라 클라크를 영입한 게 전화위복이 됐다. 즐비한 장신 포워드가 골밑 약점을 최소화하는 오리온도 마찬가지. 골밑 강점이 있는 팀들이 상위권에서 경쟁해왔고, 올 시즌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삼성의 경우 골밑은 든든하지만, 가드진의 약점이 뚜렷하다. 주희정 외에 승부처를 버텨낼 가드가 없다. 외곽 수비력도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리카르도 라틀리프 김준일 콤비의 존재감으로 어지간한 팀을 상대로도 접전을 벌이지만, 오리온과 모비스를 잡지는 못하고 있다. KCC는 골밑에 여전히 약점이 있고, 테크닉 좋은 선수들이 개인기량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자주 하면서 경기력 기복이 심하다. 한 농구관계자는 "결국 KGC와 동부가 올라올 것 같다. 오리온과 모비스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서 삼성과 KCC가 뒤처질 것 같지는 않은데, 치열한 상위권 다툼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다는 보장은 없다"라고 전망했다.
오리온과 모비스도 중상위권 변화에 빠르게 대처해야 선두권을 지킬 수 있다. KGC와 동부의 상승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KGC, 동부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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